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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사면론'으로 중도층 껴안을까…이재명, 입장 유보

입력 2021-01-06 19:08 수정 2021-01-06 21:53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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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기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놓고 여전히 정치권이 뜨겁습니다. 이 대표는 당내 반발을 고려해서 '대통령과 교감 없었다'면서 한 걸음 물러섰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보입니다. 어제(5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출연한 저희 JTBC 신년토론에서도 관련 얘기가 오갔죠.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가 지난해 12월 7일 정치부회의에서 첫 발제를 했으니까 내일이면 꼭 한 달이 됩니다. 여당 반장을 맡은 지 한 달을 딱 하루 앞두고 드디어 본격 여당 소식을 전합니다. 첫 화두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승부수, '사면론'입니다. 올해 첫날,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면론을 처음 꺼낸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죠. 당내 지지층의 반발로 한 발짝 물러서긴 했지만, 이 대표, 여전히 사면론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어제) : 오랜만에 또 큰 화합적인, 그런 말씀을 잠깐 하신 것 같은데 정말 큰 결단이신데 뒤에서 이렇게 호응도 하고 함께 맞들어야 되는데 그게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아이고. 별말씀을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요. 그게 안타깝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번 코로나19가 전쟁 같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데 서로 손을 잡아야 되지 않겠는가, 마음의 손, 그런 마음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대표가 사면 카드를 꺼낸 배경 뭘까요? 우선 줄곧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꼽혔던 이 대표가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단 해석입니다. 사실 그동안 이 대표, 코로나 초기 성공적인 K-방역을 이끌었고, 점잖은 이미지로 안정감을 줬지만, 대선 주자급으로서 어떤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은 좀처럼 없었습니다.

[(Q.'정치부회의' 시청하나?) : 거기서 밀랍인형설을 유포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양원보/전 국회반장 (JTBC '정치부회의' / 2017년 10월 9일) : 이낙연 밀랍인형설 파문입니다. 이낙연 밀랍인형설,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든 누구를 만나든 이낙연 총리의 표정과 자세 조금도 다르지 않다.]

지난 해 8월 당 대표로 취임하고 나서는 여권 강성 지지층, 소위 '친문 세력'을 의식한 말들을 주로 해왔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9월 23일) : (당내 열성 지지자, 강성 지지자들의 존재가 과하지 않다,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어떤 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끊임없이 당의 대처나 당의 지향을 감시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되기 때문에…]

사면론을 통해 '친문' 세력뿐 아니라 '중도'세력까지 끌어안는 '승부수'를 던졌단 평가가 나옵니다. 사실 최근엔 이 대표의 지지율이 다른 주자들에 비해서 떨어지는 조사 결과도 나왔었는데, 사면론을 제기한 또 하나의 배경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대표가 당면한 또 다른 과제, 내년 4월로 다가온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면도 있겠죠. 어느 선거나 승리를 위해선 전통적 지지층, '집토끼'를 잡아두는 동시에 새로운 지지층, '산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사면론을 통해 중도층 '산토끼'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거죠. 동시에 두 전직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모여있는 야권의 강성 지지층 '집토끼'도 어느 정도 결집력을 떨어뜨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이 대표의 리더십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지난 3일) : 이 문제는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였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리얼미터 조사결과 찬성 47.7%, 반대 48%로 팽팽하게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과 부산은 어떨까요, 서울은 보시는 것처럼 역시 팽팽하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이 약간 더 높네요. 부산이 포함된 부울경, 부산 울산 경남에선 찬성이 우세합니다. 반면 여권 지지층이 다수인 광주 전라 지역에선 네 명 중 세 명이 반대입니다.

사면론은 어제 JTBC 신년 토론에서도 화두였습니다. 여권의 또 다른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토론에 출전했죠. 늘 선명한 입장으로 주목을 끌었던 이 지사, 의외의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렇게요.

[이재명/경기지사 (JTBC '신년특집 대토론' / 어제) : 말을 안 하는 것도 말을 하는 방법이죠. (대답을) 좀 유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의) 입장 난처하게 만들거나 이렇게 하는 건 저는 좀 지나치다고 생각해서 제가 조금 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원희룡/제주지사 (JTBC '신년특집 대토론' / 어제) : 이재명 지사님 도망가는 모습은 참 오래간만에 봅니다.]

[이재명/경기지사 (JTBC '신년특집 대토론' / 어제) : 이건 도망이 아니고 자제하는 거죠.]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말을 아낀다는 이 지사, 이낙연 대표와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면은 대통령 결단의 영역"이라고도 했습니다. 본인의 약점, 여권 강성 지지층을 공략하려는 시도일까요. 앞서 이 지사는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라면서 "촛불은 우리 사회 강고한 기득권의 벽을 모두 무너뜨리라는 명령"이라는 신년메시지를 내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의 입장을 내놓은 사람 또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입니다. 추 장관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사면을 이야기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촛불의 외침이 귓가에 쟁쟁하다"고 했습니다.

[추미애 (음성대역) : 아직 개혁에 대한 저항이 훨씬 더 큰 상황이고 개혁의 고비고비마다 숨가쁘게 넘기 힘든 상황에서… 사면이란 용어 자체가 끼친 큰 충격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지금은 사면을 선뜻 이야기하는 게 상당히 가슴 아프다.]

어제 토론에서는 원희룡 제주 지사 등 야권 인사들도 사면론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는데, 그건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도록 하고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죠.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한 발 물러선 이낙연 대표의 승부수도 그때쯤 다시 평가될 수 있겠죠. 아마도 이달 중 발표될 신년사에 관련 내용이 담기게 될까요? 전직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이렇게 말했죠.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신년특집 대토론' / 어제) : 예단하기가…본 적 없습니다, 지금은. 그러나 예단하기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다 말씀하셨지만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고요.]

민주당은 사면의 전제 조건으로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을 내걸었습니다. 조건이 충족될 수 있을까요. 사실, 또다른 전직 대통령이자 사면의 당사자는 최근까지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두환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전 정의당 부대표) :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대통령 당선 직후 전두환 씨 사면 카드를 꺼내 들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부속실장인 김한정 의원은 당시 DJ도 5.18 관련 단체들에게 많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면서, 국민 단합의 측면에서 접근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낙연 '사면론' 승부수로 중도층 껴안을까…"대통령이 결단할 문제" 입장 유보한 이재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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