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드루킹의 '경공모' 운영비 연 11억원…자금 출처 주목

입력 2018-04-17 08:15 수정 2018-04-17 10:0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앞서 전해드린 문건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드루킹' 김모 씨가 이끄는 모임 이른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김 씨와 이 모임이 무슨 이유로 비밀스럽게 댓글들을 조작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윤재영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윤 기자, 문건을 보면 드루킹 김 씨가 댓글 조작을 통해서 여론을 움직였다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앞서 보도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지난해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 자신들이 온라인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요.

최근 수사에서 밝혀진 건, 이들이 매크로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월 여자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 기사에 달린 댓글의 공감수를 조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저희가 확보해 보도했던 경공모 측의 문건을 보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기사에 대해 댓글 '작업'을 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이처럼 많은 댓글을 조작하려면 경비도 많이 들고 인원도 여럿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문건에서 경공모 측이 밝힌 한해 운영비는 11억 원입니다.

실제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안에 있는 경공모 사무실 임대료만 한 달에 400만 원이 넘었습니다.

여기에 상주 직원이 4~5명으로, 한달 경비만 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경공모 측은 후원금을 받지 않고 강의 수입과 물품 판매 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이들이 온라인에서 샴푸와 주방용품을 판매했던 것을 확인했지만 운영비를 충당하기엔 규모가 작습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어떻게 조달했는지가 수사의 또 다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운영은 김 씨 혼자서 했던 것입니까?

[기자]

저희가 입수한 공문를 보면 지난 1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강연에 티타임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드루킹 김씨 외에 주요 인사 3명이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모두 변호사입니다.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어제 부인했던 도모 변호사도 명단에 있었습니다.

윤모 변호사는 현재 구속된 김 씨의 법적인 조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장모 변호사는 강연회에 참석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도 변호사와 윤 변호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앵커]

윤 기자, 해당 문건에는 구체적인 댓글 활동들이 적혀 있습니까?

[기자]

앞서 보도해드린 것과 같이 대선 기간 동안 하루 700건 이상 댓글을 달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췄다고 썼습니다.

또 보수진영의 댓글부대 공격에 대응해 2016년 9월부터 이런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요.

문꿀오소리 같은 극렬지지자들과는 달리 상대를 비방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을 차별화합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랐을 때는 닷새간 '안철수는 MB아바타'라는 네거티브 공격을 했다고 합니다.

경선 때는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고 안희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가 되도록 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앵커]

이미 구속된 3명 이외에 댓글 조작에 관여한 공범이 더 있습니까?

[기자]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 구속된 피의자 3명 외에 공범 2명이 더 있다고 밝혔는데요.

드루킹 측도 이런 활동을 문제로 인식하고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 왔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게 '경공모'를 설명하는 문건인데 열린 카페 회원이 2000여 명, 숨은 카페 회원이 500여 명입니다.

숨은 카페 회원이 되려면 이념 심사에도 통과해야 합니다.

이렇게 승급된 일부 회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산채'라고 불리는 사무실에서 보안 USB를 받은 후 댓글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인 비밀 카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9년 간의 교육을 거쳐야 된다고도 적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댓글 공범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관련기사

김경수 "안희정 측에 소개"…강연 당시 충남도 공문 보니 '드루킹' 3월에만 115개 메시지…"김경수 의원, 읽지 않아" 김경수 "드루킹, 인사청탁 '반협박'…민정실에 알렸다" '경공모' 회원 "드루킹 원래 목표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