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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나경원 '계파 논쟁'…국민의힘 당권 경쟁 치열

입력 2021-05-25 19:15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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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오늘(25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의 비전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후보들 여럿이 한 주제를 두고 토론 배틀을 벌이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신경전이 상당했는데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계파 정치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가 하면 중진 의원들은 초선·소장파를 견제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의 비전 발표회 현장입니다. 방금 보신 영상은 현장에서 후보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인데요. 후보들이 무대 위에 올라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아무래도 나란히 여론조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인데요. 후보 8명이 나란히 선 가운데 서로 양 끝에 자리를 잡았군요. 사실 이 두 사람, 비전발표회를 앞두고 이미 장외 설전을 벌였었죠. 일명 '자동차 논쟁'이었는데요.

[나경원/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이번 당대표는 사실은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요,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되거든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어제) : 저를 스포츠카에 비유하셨다는 건 어떤 이미지를 투영하려고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실제로 차 살 때 선택한 건 전기차입니다. 올해 초에. 친환경적이고 그리고 모터 쓰기 때문에 힘도 괜찮고 그리고 요즘 전기차 전용으로 나온 차들은 내부에 공간도 넓어서 많은 사람 탈 수 있고…]

나 전 의원이 이번 당 대표는 화물트럭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선공을 펼쳤습니다. 이 전 최고 등 신진 그룹은 보기 좋은 스포츠카일 뿐이라면서 말이죠.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이 난 스포츠카가 아니라 전기차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사람도 많이 탈 수 있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차라는 점을 어필한 건데요. 이 '자동차 논쟁'은 하루 새 '운전자 논쟁'을 거쳐 '면허 유무 논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어제) :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차가 문제냐, 운전자가 문제지 베스트 드라이버를 뽑는 게 그게 정권 교체다.) (본인은 모든 인재를 KTX에 태우고 다니겠다 하면서 완전히 판을 KTX로 바꿨네요.) 그거는 뭐 제가 봤을 때는 이제 아무 말 대잔치 영역으로 가는 것 같고요. 저야말로 면허가 택시면허가 있습니다. 저야말로 승객들 잘 태우고 다니겠습니다. 저만 영업용 면허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바탕 논쟁을 주고받은 두 사람, 오늘 비전발표회에서도 2라운드가 펼쳐졌습니다. 1대1 토론배틀도 아니었지만요. 두 사람은 이번엔 '세대 논쟁'을 벌였습니다. 이 전 최고는 말 그대로 2030 젊은 세대 취향 저격에 집중했는데요.

[젊은 세대는 공허한 공약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경선 자체도 젊은 세대에 맞춰서 재미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여야 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미래가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가장 바라는 미래고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우리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발표 내내 '젊은', '2030'이란 단어가 수시로 나왔는데요. 젊은 세대의 표심이 결국 이번 당 대표 선거를 결판 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맞선 나경원 전 의원, 출마 선언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용광로를 꺼내들었는데요. 모든 세대를 대변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 특정 세대,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당대표로는 거침없는 확장이 어렵습니다. 저 나경원 가장 확장성 있다고 자부합니다. 민심의 중원 잡아오겠습니다.]

젊은 세대만 강조하는 이 전 최고를 견제하는 발언이었죠. 민심의 중원을 잡겠단 말도 눈에 띄는데요. 지난 서울시장 경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였던 중도 표심을 겨냥한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신경전,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요. '세대 논쟁'은 곧이어 '계파 논쟁'으로 확전됐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 저 나경원 계파 없는 정치인입니다. 홀로서기 정치인입니다. 우리 당의 당대표가 계파와 무관하지 않다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도 어려울 것이고 어떤 외부의 후보도 오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 전 의원, 왜 자신이 무계파 정치인이란 점을 내세웠을까요? 누군가가 계파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고 싶었기 때문일 텐데요. 그 대상이 바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입니다. 두 사람 모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인데요. 여기서 잠시, 또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불멸의 코너 잠깐 가보겠습니다. 박 반장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두 사람이 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지 한 번 살펴보면요. 이 전 최고위원을 정치에 입문시킨 건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입니다. 2011년이었죠. 박근혜 키즈였지만 탄핵 사태 직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정당에 합류했습니다.

[이준석/당시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 (2017년 5월 6일) : 아시겠지만 우리 유승민 후보 어제 청년 정책을 가지고 길거리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봤더니 압도적인 1위로 청년들에게 지지 받는 그런 공약들을 내놓았습니다. 준비된 청년들을 위한 대통령 유승민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이후에도 유 전 의원을 따라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쳤는데요. 개혁 보수라는 기치 아래 유 전 의원과 5년 가까이를 함께한 겁니다. 김웅 의원은 이 전 최고보다 유 전 의원과 함께한 기간은 짧지만요. 유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을 이끌 때 직접 영입한 인사였습니다.

[유승민/당시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지난해 1월 15일) : 저런 검사가 있어서 아무리 무도한 독재정권이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고 해도 결국은 그 힘이 저런 검사들의 힘이 하나씩 하나씩 뭉쳐져서 이 정권을 반드시 응징할 거라고 저는 확신을 합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2월 4일) : 네.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김웅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권력을 탐하고 권세를 탐했으면. 죄송합니다만 새로운보수당에 오진 않았을 겁니다.]

나 전 의원은 이 두 사람을 '유승민계' 인사들이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본 듯한데요. 이 전 최고와 김 의원 둘 모두 계파 정치를 한다는 의혹에 크게 발끈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 혁신 경쟁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누가 멱살 잡고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은 다 보고 있습니다. 계파 논란이라든지 아니면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프레임 씌우기 등을 즉각적으로 중단하실 것을 저는 촉구하겠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유승민계다. 영남 홀대론을 한 사람이다. 이런 여러 가지 프레이밍에 시달렸지만 한 4주 꿋꿋하게 버텼고요. 계파나 따지고 있는 그런 한심한 정치 이제 그만두셨으면 좋겠어요.]

특정 계파의 배후 지원설은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건데요.

여기서 초선·소장파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렸습니다. 단일화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독자 노선 의지를 밝혔던 김은혜 의원이 두 사람과 또다시 선을 그은 건데요.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 우리 당에서 이제 당이 새 판으로 가야 된다 동의하신 분이라면 어느 한 계파에서도 자유로운 사람. 그리고 누가 가장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는지 저 준비된 미래 김은혜에게 안심하고 맡겨주십시오.]

나 전 의원과 결이 비슷하죠? 김은혜 의원도 이 전 최고와 김웅 의원을 겨냥해 자신이야말로 계파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제가 앞선 발제에서 초선·소장파가 막판에 단일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내놨던 적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제 촉이 빗나가게 되는 건데,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자동차 논쟁' 이어 '계파 논쟁'…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신경전 가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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