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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로 묶인 입,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백구 근황 보니

입력 2021-09-15 18:20 수정 2021-09-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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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전북 진안에서 고무바(공업용 고무줄)에 주둥이가 묶인 채 발견된 '백구'의 근황이 공개됐습니다. 현재 백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입 안이 심하게 부어 음식은 제대로 먹을 수 없지만, 이겨내겠다는 백구의 강한 의지 덕분인지 상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 백구야 조금만 더 힘내!

동물구조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어제(1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백구 근황을 전했습니다.

단체 측은 "백구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일주일 넘게 사료 한톨,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해 탈진과 탈수 증세가 심했다"고 했습니다. "콩팥에 큰 무리가 가 신부전증으로 몸 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배고픈 백구는 사료를 먹고 싶어하지만, 입 안이 심하게 부어 교합되지 않아 주둥이 옆으로 사료가 모두 새어 나와 자가 섭취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구는 병원에서 힘든 치료를 잘 버텨내며, 스스로 음식도 잘 먹으려고 하고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단체 측은 백구에 새로운 이름도 붙여줬습니다. "백구가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황제'라는 이름을 선물해줬다"고 했습니다.

고무줄로 묶인 입,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백구 근황 보니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 참혹했던 구조 당시"허겁지겁 먹던 물, 피로 물들어"

백구는 지난 12일 전북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 금지교차로 근처에서 지나가던 운전자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백구는 주둥이가 고무바로 꽁꽁 묶여있었습니다.

구조 현장에 출동했던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김세현 씨는 오늘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2일 아는 지인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울면서 전화가 왔다"며 "차를 타고 가다 개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목줄에 긴 끈까지 연결된 채 정말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분이 깜짝 놀라 개를 살펴보니 입이 이상해 얼른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워 내려서 확인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고무바에 입이 꽉 묶여있던 백구는 숨을 헐떡이면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고 곧장 현장으로 찾아간 김 씨는 안전한 곳으로 개를 데려가 고무바를 풀어줬다고 했습니다. 이어 "캣맘인 지인이 차에서 고양이 사료와 물을 꺼내 백구에 건네줬는데, 입이 아파 사료는 먹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입 주변은 다 헐어서 물을 먹는데 물이 다 피로 붉게 물들었다"고도 했습니다. 백구는 주둥이에 묶인 고무바를 풀기 위해 앞발로 계속 비벼댔는지, 앞발은 피투성이로 변해있었다고 합니다.

김 씨는 백구가 학대를 당하다 스스로 탈출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유기견들을 구조할 때 보면 목줄에 긴 끈까지 매달린 상태로 유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백구가 학대를 당해 묶여 있다가 탈출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학대자들이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학대를 한 상태에서 차에다 싣고 와서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 경찰, 백구 학대자 수사 중

전북 진안경찰서는 백구 학대자를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동물단체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구가 발견된 주변 CCTV를 확인하고,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마을 개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유기 현장 목격자 등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누군가 차를 타고 백구를 유기하고 도망갔을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여러 방면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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