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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자발적 비혼모 인공수정, 불법 아니면 가능할까?

입력 2020-11-19 21:30 수정 2020-11-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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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아이를 출산해서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방송인 사유리 씨, '한국에서는 인공수정 시술을 받기가 어렵다'고 토로했었죠. 정치권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살피기로 했습니다.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법이 아닌 병원과 학회의 윤리지침이 비혼 여성의 시술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불필요한 지침의 수정을 위한 협의 조치에 바로 들어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건데, 정작 결혼을 안 한 여성은 인공수정 같은 시술을 받기 어려운 우리 현실. 지침만 바꾸면 해결될 문제인지,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방금 들은 한 의원 얘기는 불법은 일단 확실히 아니라는 거죠?

[기자]

사유리 씨 같은 케이스가 한국에 있다면 불법 아니고 처벌 대상도 아닙니다.

생명윤리법에 따라서 만든 정부의 배아생성의료기관 표준운영지침입니다.

인공시술을 받기 위한 동의서 제출이 필수이지만, 배우자 동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만 받으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자발적 비혼모, 독신자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대한산부인과학회의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는 "원칙적으로 법률적인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술한다"고 돼 있습니다.

의료 현장 지침이 이렇다 보니, 시술 기관들은 자발적 비혼모를 대상으로는 시술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 지침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거군요?

[기자]

하지만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현행법에 문제가 없는 것은 또 아닙니다.

국회가 생명윤리법을 2004년에 만들었는데요.

당시에는 당사자와 배우자 동의가 의무사항이었습니다.

그러다 2012년 "배우자가 있는 경우"로 한정해서 '배우자가 없으면 동의서 안 내도 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입법 취지를 알아봤는데요.

2010년 자발적 비혼모가 처벌받는 경우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정부 개정 의견이 나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관련 연구기관 전문가는 "법적인 부부만 시술 대상"이라는 현행 의료계 윤리지침을, 이것만 탓하기는 어렵단 입장이었습니다.

의료계 입장에선 자발적 비혼모를 대상으로 시술을 부담 없이 하기에는 예상 못 한 분쟁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자발적 비혼을 결심한 경우 '출산을 결정할 권리', 그 자녀가 나이가 들어서 '생부를 알 권리'가 생깁니다.

자칫 정자 기증자가 '익명성을 보장받을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정리하고 해결할 법과 제도가 지금 우리나라는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함부로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 상황을 법으로 명확히 정리하면 되는 문제 아닙니까?

[기자]

2007년 17대 국회 때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시술 대상을 명확히 하고, 보조생식술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가족법상 지위나 기증자 정보 보호 같은 쟁점이 문제 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구체적 논의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앵커]

저 법이 제대로 논의가 됐다면 지금처럼 요구가 커졌을 때 대처할 수 있었겠군요?

[기자]

현재 자발적 비혼모가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할 수 있게 돕는 대표적 나라, 영국과 프랑스 사례를 보시죠.

정부가 직접 이런 기관을 세우고 오랜 기간 준비했습니다.

문제 해결도 전담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침을 바꾸는 것보다 할 일이 훨씬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보건복지부는 "의료계 애로사항을 들어볼 것"이라며 "자발적 비혼모 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잘 될지 부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정상 부부'라는 오래된 관념을 기준으로 규정을 만들었던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죠.

실현을 위한 논의가 이제부터 시작인 상황입니다.

[앵커]

지켜봐야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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