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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세계] 에티오피아 유명가수 피살에 '유혈시위'…부족 갈등 배경은?

입력 2020-07-03 09:14 수정 2020-07-03 12:08

장훈태 백석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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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태 백석대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앵커]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 시간입니다. 지난달 29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반 정부 성향의 유명 가수가 의문의 피살을 당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인, 경찰과의 충돌로 지금까지 8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지 시간 2일 에티오피아 서쪽에 위치한 도시 암보에서 유명 가수 하차루 훈데사의 장례식이 거행됐습니다. 훈데사는 지난달 29일 밤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체포했지만 자세한 사건 경위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훈데사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의문의 피살을 당한 하차루 훈데사는 에티오피아 최대 부족인 오로모 족 출신 가수입니다. 인권을 주제로 많은 노래를 부르면서 인권 운동에 앞장 섰습니다. 오로모 족은 1억 명이 넘는 에티오피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부족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정치 경제적으로 차별을 당하고 탄압을 받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습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이들의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펼쳐졌습니다. 당시 반정부 시위에 훈데사의 노래가 저항가로 쓰이면서 오로모 족에게는 상징적인 인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그의 죽음은 오로모 족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와 하차루 훈데사의 고향 암보 등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압에 나선 군인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유혈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군경이 실탄까지 발사했고 지금까지 80명 넘게 숨졌습니다.

시위가 확산되자 오로모 족 출신인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는 하차루 훈데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시민들에게 침착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비 아머드 알리/에티오피아 총리 : 적들은 우리가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하기를 원합니다. 이런 이유로 오로모족이 죽임을 당하고 피를 흘리게 되고, 우리가 시작한 여정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아비 총리는 오로모 족으로는 최초로 에티오피아 총리에 올랐고, 접경 국과의 국경 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한 인물이죠. 하지만 정작 자국 내 부족 간의 갈등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에티오피아 부족의 갈등은 그 뿌리가 깊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아프리카 미래 협회장을 맡고 있는 장훈태 백석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장훈태/ 백석대 교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이번 유혈사태의 배경에 에티오피아의 뿌리깊은 부족갈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느 정도나 심각한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장훈태/ 백석대 교수: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의 시위사건은 16세기부터 등장한 건데 1567년 이슬람교 중심지 역할을 하던 도시 하레르를 점령하고 그때부터 종족 간의 갈등이 계속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로모 동작은 기독교 왕국이었던 아비시안 남부 지역 영토를 침략했고 북쪽으로 그 사람들이 밀려났어요. 남쪽에 있는 교회들이 아비시안교회본부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오로모의 등장으로 이슬람교와 또 에티오피아 거점도시를 잃어버리면서 그 당시 세력이 약화됐죠. 그러다가 이제 이번에 티그리족과도 갈등으로 보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아마르족과의 갈등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티그리족이 1992년부터 2017년까지 집권하면서 그때부터 이제 그 뒤에 현재까지 소외감을 받은 것에 대해서 불평과 불만, 불평등으로 인한 것으로 종족 간에, 부족 간에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에티오피아는 오로모족과 티그리족 이외에도 80개 부족으로 구성이 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족 간의 갈등 이렇게 심각한데 왜 끝내지 못할까요?
 
[장훈태/ 백석대 교수: 종족 간의 뿌리깊은 차별정책에 대한 것이고요. 두 번째는 기득권 상실이고 세 번째는 종교 간의 불평등인데 기독교, 이슬람교, 와카페냐라는 이 전통 종교가 있습니다. 오로모족은 주로 전통종교인 와카페냐를 믿는 사람들인데 거기에 독특한 사회구조가 종족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오로모족의 사태는 오로모의 종교와 부족을 지탱시키는 힘이죠. 사회, 정치적인 조직인데 이 가다시스템으로부터 나옵니다. 모든 오로모 종족들은 8년 단위로 조직들 가다에 소속되어 있고 8년이 지나면 한 단계 위 가다로 이동을 합니다. 그럼 오로모족 내에서는 10개의 가다가 있는데 오로모족은 80세까지 가다시스템에 포함되죠. 가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가다는 6번째 가다인데 40대입니다. 이 40대들이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지도자를 갖고 있어서 이 힘이 절대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죠. 또 하나는 사회계층 구조인데 아마라족은 월등하게 높은 지위에 있고 오로모족은 하층계급에 있기 때문에 아마도 훈데사가 인권과 정치적인 노래로 인해서 이런 불길한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현실적으로 이 같은 부족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장훈태/ 백석대 교수: 이건 영원한 숙제기도 한데요. 16세기부터 지금까지 종족갈등이 일어났는데 제한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아마 한국과 일본을 생각하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먼저 해결책을 제안한다면 사회적 평등이 우선돼야 되는데 빈부격차, 부족 간의 차별정책 철폐를 해야 되고 또 부족 간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야 되고 또 종교 간의 화합도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네 번째로는 부족사회 구조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고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인다면 이 각 부족이 80개가 되는데 에티오피아가 하나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언어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전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장훈태 백석대 교수였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파병한 나라 그리고 커피 열매가 처음 발견된 나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뿌리깊은 부족갈등으로 격렬한 시위와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에티오피아의 현재 모습입니다. 길었던 차별과 탄압의 역사를 이제는 끝내고 싶다는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외침에 전 세계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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