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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엉뚱한데 식량 갈 수 있다?'…세계식량계획 "현장 검증합니다"

입력 2019-05-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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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엉뚱한데 식량 갈 수 있다?'…세계식량계획 "현장 검증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 인구 40%가 굶주림에 직면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을 예정에 없이 면담하기도 했죠.

17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북식량지원은 동포로서 검토해야 할 일이라며 곧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계획이 곧 나올 것 같습니다.

식량지원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방식은 WFP 등 국제기구를 통하거나 직접 우리가 북한에 식량을 주는 것입니다.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배고픈 북한 어린이에게 식량을 주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우려는 여전하죠. '북한군 같은 엉뚱한 데로 식량이 새면 어쩌나'라는 것입니다.

 
◇비즐리 WFP 사무총장, JTBC와 인터뷰에서 '현장 검증' 강조

[취재설명서] '엉뚱한데 식량 갈 수 있다?'…세계식량계획 "현장 검증합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기구 사무총장과 취재기자가 인터뷰를 하며 세계식량기구의 북한 식량지원 검증 영상을 보고 있다.


비즐리 사무총장을 14일 방한했을 때 인터뷰했습니다. 이런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비즐리 사무총장은 '현장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제공한 식량이 제대로 유아원에서 아이들에게 제공되는지 현장에서 모니터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비즐리 사무총장도 지난해 함경남도 등에서 유아원과 학교를 돌면서 현장 검증에 참가했습니다.
(JTBC 2019년 5월15일)


[취재설명서] '엉뚱한데 식량 갈 수 있다?'…세계식량계획 "현장 검증합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기구 사무총장이 현장 검증을 나갔을 때 찍은 함경남도 신원군의 유아원 어린이 반찬.


취재 결과,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 50여명의 상주 인력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9개 도의 60개 군에서 식량지원과 현장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유엔 기구의 현장 검증엔 비교적 성실히 임한다고 비즐리 사무총장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것 마저도 속일 수 있지 않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식량의 공급량과 배급, 조리 과정까지 모두 속이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주요 단계별 장소에 가서 동영상도 찍는데, 이것까지 속여야 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의 기록영상은 구체적입니다. '함경남도 신원군의 하송 유아원에 언제 가서 제공된 식량이 얼마나 제공되는 것을 함께 살펴봤다'는 식입니다.

모든 검증 과정은 보고서로 남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3월 보고서를 보면 현장 검증이 3개 팀 단위로 이뤄졌다고 써있습니다.

북한 가정과 학교, 북한 정부관계자를 면담해 제대로 식량이 전달됐는지 검증했다고 돼있습니다. (※보고서 아래 사진)

유엔 기구는 북한에만 식량을 제공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군부가 장악한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도 대상입니다. 현장 검증의 절차와 노하우가 갖춰져 있는 것입니다.


 
[취재설명서] '엉뚱한데 식량 갈 수 있다?'…세계식량계획 "현장 검증합니다"



◇방법별 장단점 뭐가 있나

우리가 직접 북한에 식량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직접 북한에 제공하는 방식이 '효율성'은 나을 수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의 지적처럼 유엔 기구를 통하면 아무래도 비용이 더 들기 때문입니다. 식량을 수송하는 비용도 직접 제공이 저렴할 수 있습니다. 남는 우리 생산 곡물을 직접 배로 날라서 제공한다면 곡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우리의 직접 지원을 조건없이 받아들일지가 문제입니다.

현장 검증도 문제입니다. 제공된 식량을 우리가 유엔 기구가 하듯 북한 전역을 돌면서 검증하긴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유엔 기구의 검증은 국제적인 절차니까 북한이 받아들이기 쉽겠죠.

지원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시점에 밀접히 영향을 줍니다.

세계식량계획이 촬영한 북한 유아원생의 밥상엔 철그릇에 담은 밥과 나물 반찬 두 가지가 덩그러니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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