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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학부모ㆍ브로커가 합작한 특례입학 비리

입력 2012-07-11 18:52

허위증명서 유수 대학 전형자료로 버젓이 활용

교과부 "입학 허가 취소 등 상응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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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증명서 유수 대학 전형자료로 버젓이 활용

교과부 "입학 허가 취소 등 상응한 조치"

중국 칭다오에서 사설학원과 중고교를 운영하는 입시전문브로커 전모(36)씨는 명문대 입시에 목을 맨 극성 학부모들에게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했다.

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중국 현지의 엉터리 성적ㆍ졸업 증명서도 국내 유수 대학의 전형자료로 버젓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전씨가 만든 각종 허위 증명서로 국내 대학에 입학한 학생만 38명. 이 중에는 고려대에 합격한 학생 2명, 연세대 신입생 1명이 포함돼 있었다.

전씨 일당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학원 사무실 내 컴퓨터와 프린터로 허위 증명서를 찍어냈다. 영사관 공증까지 마친 증명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대학 전형자료로 제출됐다.

성적이 눈에 띄게 낮거나 중ㆍ고교과정을 모두 이수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중국학교의 졸업 또는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는 한국 학생과 그 부모들이 전씨의 '단골'이었다.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해 중간ㆍ기말 시험을 치지 못한 학생, 중국역사ㆍ지리 등 한국 학생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의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위조 서류를 통해 우등생으로 둔갑했다.

전씨는 학원 홍보를 목적으로 공부 잘하고 똑똑한 학생을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학원에 다닌 이모군을 눈여겨보다 "내가 그냥 대학에 보내주겠다"며 서류 위조비도 받지 않고 전씨 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줄곧 다닌 것처럼 성적ㆍ졸업 증명서를 위조해줬다.

이군은 가짜 증명서로 국내 명문대 10여 곳에 원서를 넣었고, 초ㆍ중ㆍ고 12년 과정을 모두 해외에서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는 '12년 특례입학전형'으로 2010년 고려대 이과대학에 합격했다.

자녀 3명을 모두 가짜 재직증명서를 이용해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시킨 아버지도 있었다.

부동산중개사 김모(51)씨는 중국의 한 회사에서 이사로 근무하던 친구에게 자신이 마치 그 회사 주재원 자격으로 근무한 것처럼 허위 재직증명서를 발급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의 친구는 부탁대로 허위 재직증명서를 만들어 한국에 있는 김씨에게 보냈고, 덕분에 김씨의 자녀 셋은 모두 상사주재원 특례입학 전형에 응시할 수 있었다.

검찰은 11일 재외국민 특별전형이 서류 위조를 통해 돈을 벌려는 입시브로커나 불법까지 동원해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에게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달라진 사회여건에 맞춰 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거나, 응시자격 검증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는 "재외국민 특별전형과 관련해 부정입학이 확인된 대학생에 대해서는 소속 대학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입학 허가 취소 등 상응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올 초에도 감사원 감사에서 농어촌 특별전형 비리가 적발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 현재 대입 특별전형 전반을 대상으로 자격기준 및 심사 강화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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