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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누구나 훈장'에 꼼수 운영도…'무늬만 서당'의 실체

입력 2021-04-02 21:55 수정 2021-04-02 22:13

어른들이 품지 못해 온 아이들…탈출하는 일도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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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품지 못해 온 아이들…탈출하는 일도 '빈번'

[앵커]

원래 아이들이 서당에 가는 이유는 예절과 한문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일부는 무늬만 서당이었습니다. 사실상 하숙집으로 운영되거나 서당과 전혀 관련 없던 사람이 훈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기가 어렵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차를 훔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당이 텅 비었습니다.

낮에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때문입니다.

서당 인근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서당으로 주소도 옮겼습니다.

서당이 일종의 하숙집인 셈입니다.

현행법상 학교 기숙사를 제외한 시설에선 24시간 기숙은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서당 건물 중 일부만 학원이나 개인 교습소 등록한 뒤 기숙사 건물은 빼버리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훈장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강동의/'풍교헌' 훈장 : 역사성도 없고 훈장의 자질도 없으니까 교육 형태 자체가 서당 교육을 찾아볼 수 없어요.]

평범했던 마을 주민이 서당을 차린 뒤 훈장이 되기도 하고

[□□서당 훈장 :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더 이상 취재 (응하지 않겠습니다.)]

서당과 관련없는 운동 선수 출신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당 원장 : 프로에 조금 있다가 다쳐갖고 크게 성공하진 못했고 조금 했습니다. ]

서당을 찾는 학생들 중 일부는 부모와 학교가 품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서당 원장 : (이 서당에서) 보호관찰하는 애들도 사실은 4~5명 되거든요. 맨날 집에 안 들어오고 경찰에 불려가고 사고치고 이러면 부모가 죽은 거예요. 사실은…]

야간에는 관리가 안 돼 아이들이 서당을 탈출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식당 주인 : 담배 가져가다 잡히고 한 달에 뭐 열 번씩 왔으니까…]

도망간 아이들을 찾기 위해 주민들이 지리산을 뒤지는 일은 매년 반복됩니다.

[마을 주민 : 산으로 가요, 그런데 걱정되는 게 장마하고 겨울에 춥지 않습니까, 아이들 비를 맞으면…]

지난해 10월엔 초등학교 6학년 A군과 B양이 차를 훔쳐 달아난 일도 있었습니다.

점심시간 교사 가방에서 차 키를 훔친 A군은 체육관 앞에 세워둔 차를 타고 대구까지 몰고 갔습니다.

A군과 B양은 최근 학폭이 발생한 서당출신입니다.

A군은 한 달 뒤 대구에서 서울까지 300km를 엄마 차를 훔쳐 몰고 가다 잡혔고, B양은 학폭 가해자 중 1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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