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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첫날 한정식집 '한산'…시청 구내식당 '북적'

입력 2016-09-28 15:23

한정식집 종업원 감원에 신메뉴 개발도
시청 구내식당 점심시각 100m 줄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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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집 종업원 감원에 신메뉴 개발도
시청 구내식당 점심시각 100m 줄서기

김영란법 첫날 한정식집 '한산'…시청 구내식당 '북적'


김영란법 첫날 한정식집 '한산'…시청 구내식당 '북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점심시각 광주시청 주변 먹자골목.

이곳에 위치한 한정식집 두 곳에서는 각각 12개와 10개의 방 중 5개 방씩만 예약 손님을 받았다.

평소 1만원대 점심 식사가 가능해 예약 손님만 받아도 방이 가득 찼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식당 주인들의 설명이다.

평일 저녁식사(1인당 3만~5만원) 예약도 3주 전부터 1~3팀에 불과하고, 주말에는 가족 모임이나 상견례를 제외하고는 예약이 전무한 실정이다.

한정식집 주인들은 "매출이 8월 이전 대비 60~80% 정도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중 1곳은 종업원을 4명에서 1명으로 감원하기까지 했다.

3년째 한정식집을 운영 중인 송모(50·여)씨는 "불경기에 김영란법이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매출이 계속 떨어지면 폐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영란법 여파로 광주 서구의 한 유명 한정식집 1~2곳은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고급 식당가는 고육지책으로 김영란법 메뉴도 마련했다. 광주 북구 일곡동 한 식당은 최근 1인당 4만~5만원인 식사값을 줄여 2만9900원짜리 '김영란 메뉴'를 개발했다.이 식당은 단골 손님들에게 '상차림표를 간소하게 바꿨으니 걱정하지 말고 식당을 애용해달라'는 문자 메시지까지 발송 중이다.

반면 밥값이 6000원에서 8000원대인 시청 주변 식당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식사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광주시청 구내식당도 북새통을 이뤘다. 공무원들은 구내식당 입구에서 100여m 가량 긴 줄을 선 끝에 점심식사를 마쳤다. 밥과 반찬도 수요일 기준 마련되는 500인분에 비해 120인분이 더 준비됐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은 "술이 곁들여지는 식사 자리를 피하고, 약속도 잡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에 애초부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광주시 한 사무관은 "법 시행 첫날 공교롭게 비도 오고 해서 부서 직원 전체가 구내식당을 찾았다"며 "오해와 엉뚱한 불똥이 튈까 걱정되는 측면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무관은 "선례가 없으니 막연하기 짝이 없다. 일단 연말까지는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팽배할 것 같다. 말 그대로 '시범 케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과하게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시 산하기관 6급 공무원은 "의례적으로 이뤄진 만남까지 위축될까 걱정이 앞선다"며 "강의에서는 '예외 조항'들을 얘기하지만 정확한 기준이 없고, 해석도 제각각이어서 답답한 심정도 솔직히 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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