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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생명과학Ⅱ·영어 복수정답 인정…수험생·교사 '동상이몽'

입력 2014-11-24 15:14 수정 2014-11-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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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또다시 출제 오류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능 등급 변동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의대와 약대 등 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거 응시한 생명과학Ⅱ의 경우 복수정답 영향이 수시전형뿐만 아니라 정시전형에도 미칠 것으로 보여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15학년도 수능 영어 25번 문제와 생명과학Ⅱ 8번 문제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이 두 문제에 한해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평가원은 영어 25번 문항에 대해 기존의 정답인 ④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고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서도 기존의 정답인 ④번과 함께 ②번을 정답으로 인정했다.

생명과학Ⅱ 8번 문제의 경우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10% 중반대에 불과했던 정답률이 80%대까지 치솟은 탓에 등급 상향을 기대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김모(18)학생은 "생명과학Ⅱ 8번 문제의 답으로 ②번을 찍었는데 복수정답으로 처리되면서 수시로 노려볼 수 있는 학교가 2곳 더 늘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모(18·여)학생도 "애초 정답을 찍었다가 복수정답으로 피해를 보는 수험생들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이번 복수정답으로 표준점수가 1~2점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시전형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물과학Ⅱ 8번 문제가 복수정답으로 처리되면서 정답률이 80%를 넘긴 만큼 수험생들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고등학교 생물교사는 "추가로 정답을 인정받은 학생들도 평균상승과 표준점수 하락을 고려했을 때 무조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예상등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학이 변별력을 잃은 상황에서 과학이 그나마 변별력이 있었는데 복수정답으로 이마저도 없어졌다"며 "상위권의 경우 더욱 혼전에 빠져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박모(18·여)학생 또한 "등급 커트라인에 걸린 친구들이 있는데 이번 복수정답으로 그 친구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될까봐 걱정된다"며 "학생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시험인데 너무 대충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번 복수정답 사태로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과학Ⅱ 8번 문제와 달리 영어 25번 문제에 대해서는 수험생과 교사 모두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 진로상담부장 교사는 "영어 25번 문제의 경우 정답을 찍은 학생이 많아 복수정답으로 등급이 변동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사는 이번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출제 오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긴 했지만 지난해와 달리 평가원이 발빠르게 대처한 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평가원은 지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지 않다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로 1년만에 수험생 9073명의 등급을 재조정한 바 있다.

이 교사는 "문제 출제에 있어 실수가 있긴 했지만 평가원이 성적표를 교부하기 전에 오류를 인정해 수험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게 됐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교사 모두 매년 되풀이되는 출제 오류로 인해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수능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학교의 부장교사는 "2년 연속으로 출제 오류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이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능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하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어 문제의 경우 검수만 꼼꼼하게 됐더라도 충분히 찾아낼 수 있는 오류였다"며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와 검수하는 교사 들이 좀 더 신중하게 문제를 출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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