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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일부터 노동당대회…36년 만에 개최하는 이유는

입력 2016-05-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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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대회 전후의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고요. 북한은 이번 당대회로, 김정은의 업적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기자와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교안보팀 임진택 기자 나왔습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대회라고 하니까요, 어떤 행사들이 열리는 건가요?

[기자]

당대회는 6일부터 9일까지 4일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전국에서 노동당 당원들이 평양으로 속속 집결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들을 통해서 방송되고 있는데요.

당대회 첫날 일정이 중요합니다. 첫날에는 개회사와 '사업 총화 보고'를 하게 되는데요.

'사업 총화 보고'는 36년 전에는 김일성 주석이 직접 했습니다. 이번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요. 정치, 군사, 경제 분야의 치적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되는데, 역시나 경제 분야에 상당 부분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인 둘째날에는 군중 시위와 수 만명이 함께하는 집단 체조 등이 열릴 예정입니다.

3일, 4일차엔 노동당 당규약 개정과 권력 핵심기관인 당중앙위원회 조직 변경 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북한은 그런데 왜 36년 동안 당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건가요? 또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 5년차에 당대회를 열기로 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이번 당대회는 지난해 10월 30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결정한 것입니다.

북한은 아마도 이때부터 4차 핵실험과 광명성호 발사를 기획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당대회를 36년 만에 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김정일 총비서는 아버지인 김정일 주석 때 6차 당대회에서 이미 지도자로 공식 추대됐고 정통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반면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 2012년 당대회가 아닌 '당대표자회의'에서 약식으로 추대됐습니다. 정통성을 인정받을 공식 행사가 필요한 상황이죠.

다른 하나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배경도 있습니다. 김정일 시대 때는 북한 경제가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에 대량 물자를 동원해야 하는 당대회를 열 엄두를 못 냈던 것입니다.

[앵커]

김정은 제1비서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아버지인 김정일 총비서와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하겠군요?

[기자]

그렇죠. 김정일 총비서는 군조직을 강화했습니다.

그때는 국방위원회 중심으로 국정 운영을 했고 스스로 국방위원장이 됐던 거죠.

반면 김정은 제1비서는 군보다는 당쪽에 무게 중심을 뒀습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따라하는 정치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집권 이후 김정일 시대엔 유명무실했던 당중앙위원회를 복원해 권력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당대회가 이런 당 중심 정치의 복원, 당 중심 정치의 공식화를 의미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당대회를 치르는데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김정은 제1비서가 36년 만에 당대회를 여는 배경에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 지표가 김정일 시대보다 많이 개선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가뭄이나 물난리가 없었고 장마당 경제 등에서 숨통이 트였다는 겁니다.

이번 당대회 때 이를 최대한 선전해야 하는데 제재 국면으로 이런 부분이 일정 부분 위축될 수 있습니다.

당장 주민 사이에 불만이 나오고 당대회의 물자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또 6차 당대회 때는 중국을 포함해 전통적 우방에서 비중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올해는 거의 '나홀로' 대회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당대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어떤 얘기를 꺼낼까요?

[기자]

예상 가능한 주제는 우선 김정은식 독자경제 노선 발표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통치 기반인 '인민'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10일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행사 연설에서 김 제1비서는 '인민'을 무려 97번이나 언급했습니다.

또 하나는 핵 독트린입니다.

핵 보유국가는 핵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는 핵 독트린을 가지고 있는데요. 북한도 핵 보유국임을 공언하기 위해서 핵 독트린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대교체'도 예상해볼수 있습니다.

젊은 엘리트 위주로 지도 체제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90세가 다 돼가는 김영남, 김기남, 강석주 등 김일성, 김정일 세대 인물들의 퇴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합니다.

[앵커]

그동안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 우려가 높았는데요. 도발에 나설까요?

[기자]

국방부는 어제(3일)도 북한이 당대회 전에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반의 태세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당대회 전에 도발을 하지 않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둬 왔습니다.

올초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거기다 최근 SLBM 발사까지 모두 성공했다고 주장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북중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제재 수위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언제든 핵실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면서 미국과의 추가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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