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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덕에 가뭄 잘 버틴다?'…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입력 2015-06-18 22:26 수정 2015-06-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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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가 갈수록 문제는 이렇게 드러나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지금 나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 덕분에 가뭄에 잘 버티고 있다. 이런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다지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라면서요?

[기자]

최근 일부 4대강 사업 옹호론자들이 그런 주장을 펴고 있지만 말씀하신 대로 근거가 약합니다.

보 주변 양수장에 물이 찰랑찰랑하다는 등의 얘기인데요. 해당 기사에서 거론된 곳이 바로 저희 취재팀이 다녀온 이포보입니다.

지금 지도를 보시면 이쪽이 이제 이포보인데요. (동그랗게 쳐진 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대신면과 북내면이라고 표시된 곳이 취재진이 확인한 가뭄 발생지역입니다. 그런데 이 거리가 따져보면 대신면까지의 거리는 한 7km 정도. 그리고 북내면까지의 거리 역시 10km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보에서는 물이 찰랑찰랑거려서 넘칠지 모르지만 바로 그 인근 지역에서는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물을 이용하기가 참 어려운 그런 상황이다 그런 얘기인데, 이포보만 그렇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다른 지역도 한번 확인을 해 봤습니다.

지금 추가적으로 뜨는 지도를 보시면 이게 지금 국민안전처가 현재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을 공개한 것인데요. 빨갛게 표시된 곳이 가뭄피해가 발생한 곳이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16개 보의 위치를 표시한 겁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가뭄피해와 보의 위치는 큰 상관이 없는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나마 좀 가까운 곳이 이 낙동강 북부지역에 있는 상류지역에 있는 곳입니다.

[앵커]

낙동강은 워낙 4대강 중에서도 사업을 많이 한 데죠.

[기자]

4대강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의 물을 저장했다고 자랑하는 곳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지도를 들여다보면 가운데 이렇게 낙동강이 흐르고 있고요. 왼쪽이 경북 상주시고 오른쪽이 의성군입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가뭄피해가 발생한 곳들이 이렇게 표시가 되어 있는데 강과의 거리가 전부 10km 안팎입니다.

[앵커]

뚝뚝 떨어져 있군요.

[기자]

강 가운데 흐르는 강과의 거리가 10km 안팎인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JTBC가 작년부터 꾸준하게 지적을 해 왔듯이 4대강 사업 이후에 관개수로가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아까 리포트 보니까 수자원공사 쪽 관계자 되는 분이 관개수로를 아직 설치하지 않아서 그랬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러면 좌우지간 관개수로를 늦게나마 설치하면 되지 않겠냐 하는 반론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12년과 2013년 가뭄 발생지역과 4대강 보 위치를 표기한 지도입니다. 4대강 조사위 보고서 내용인데요.

40km 안쪽 거리에 있는 시군구에 관개수로를 설치해서 물을 끌어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문제입니다.

현재 이포보 물을 가져오기 위해 송수관로 5.8km를 건설하는 사업이 추진 중인데요. 무려 1029억 원이 들어갑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 6km 채 안 되는 거리에 10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죠?

[기자]

맞습니다. 40km라면 비용은 훨씬 더 커지겠죠.

[앵커

그렇게 떨어진 곳이 많이 있으니까.

[기자]

맞습니다. 충남도에서도 과거에 한번 백제보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서 용역을 맡긴 적이 있었는데 무려 비용이 1900억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와서 경제성이 없다고 해서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앵커]

지금 1년 동안에 관리비만 해도 5000억원 이상 들어가잖아요. 그리고 이자로 지금 물어야 되는 게 1년에 3000억 되고. 합치면 그것만 해도 1조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관개수로 때문에 또 수천억을 쓰겠느냐 하는 문제제기 나올 법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예 관개수로를 놓으면 또 몰라도 놓을 수 없는 곳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기자]

예 맞습니다. 한마디로 물과 농경지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섭니다.

가뭄이 발생한 지역이 73개 시군구인데요.

이중 절반 가량인 35개 시군구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관개수로를 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제 저희가 지적을 해드렸습니다만 결국은 보 위치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 설계 당시 때부터. 가뭄을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그런 보의 위치다 그런 얘기죠?

[기자]

예. 역시 4대강 조사위 보고서에서 가져온 지도인데요. 국가 차원에서 물을 관리하는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 가져온 2016년 물부족 예상지도인데요.

보 위치와 비교를 해보면, 정말 물부족 지역만 피해서 건설한 게 아니냐 싶을 정도로 전혀 일치하지 않습니다.

4대강 조사위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보 위치 선정 근거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발표해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4대강 하면서 물을 가둬놓겠다, 물 걱정 없게 하겠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결과가 나오는지. 그다음은요?

[기자]

정작 4대강 사업으로 물관리를 하겠다고 했지만 물이 사실 어디에 부족한지에 대한 검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거고요.

이런 상황에서 4대강 사업 덕분에 가뭄 피해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을 하는 게 국민들은 다시 두 번 속이는 게 아니냐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작년에 꽤 긴 시간 동안 4대강을 집중보도해 드렸는데 그 당시에 4대강 취재팀장을 맡았던 이호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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