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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늘길' 한·중·일 교통정리 제안하자…일본은 '딴지'

입력 2019-09-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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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하늘길, 한·중·일 각각 관제…충돌 위기 잇따라

[앵커]

한·일 갈등이 지금 하늘길로 번지고 있습니다. 제주도 남쪽 항로에서 충돌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잇따라 생기고 있습니다. 엄연히 우리 관할인데 관제권은 한·중·일이 나눠갖고 있어서입니다. 우리 정부가 해법 찾기에 나섰지만 일본의 반대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먼저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30일 제주에서 상하이로 가던 중국 지샹항공 여객기에서 갑자기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상하이에서 도쿄로 향하던 다른 여객기가 악천후를 피해 진로를 바꾸면서입니다.

두 비행기는 8.8km까지 접근했습니다.

수직거리도 200여m에 불과했습니다.

지샹항공 여객기는 공중충돌 방지장치까지 작동해 간신히 충돌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두 여객기가 마주치기 30초 전이었습니다.

이런 위험한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두 여객기를 관제한 곳이 한국과 일본으로 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남쪽의 이른바 '회랑'은 우리의 비행정보구역이지만 관제권은 한국, 중국, 일본이 나눠 갖고 있습니다.

한·중 수교 전인 1980년대 일본과 중국이 합의하면서입니다.  

문제는 이 지역을 오가는 여객기가 하루 880대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혼잡한 구간에서 각각 다른 지시를 받다보니 아찔한 상황도 자주 생깁니다.

지난해 7월에도 미국 화물기가 우리나라 여객기와 충돌할 뻔 했습니다.

정부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제 주권'을 되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의 반대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화면출처 : aviafilms)
(영상디자인 : 배장근·최수진)


 
'제주 하늘길' 한·중·일 교통정리 제안하자…일본은 '딴지'

"새 항로 만들자" 제안…중국은 '공감' 일본은 '딴지'

[앵커]

보신 것처럼 안전을 위해서라도 꼬여있는 관제 문제를 풀자, 이것이 우리 정부 입장입니다. 중국과는 협의가 잘되고 있지만 유독 일본이 여기에 딴지를 걸고 있습니다. 결국 국토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일본 측에 태도를 바꾸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정부가 제시한 해법은 새로운 항로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존 항로 위에 새 항로를 만들어 비행기가 각각 한 방향으로만 다니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통량이 절반이 돼 사고 위험도 낮아집니다.

새 노선의 관제도 우리가 도맡아 혼선을 줄이겠다는 설명입니다.

중국 정부도 이 제안에 공감한다는 반응입니다.

문제는 일본입니다.

몇 차례의 협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더니 이달 초에야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일본 정부는 새 노선을 만드는 대신 기존 노선을 복선화하자고 주장합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통제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경우 사고 위험을 줄이기는커녕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국제기구의 판단입니다.

정부는 일본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중·일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이 안전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일본 항공당국을 향한 압박에도 나섰습니다.

국토부는 제주 남쪽을 담당하는 일본 후쿠오카 관제소가 안전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직접 점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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