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신이 대통령인 것처럼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지시하는 최순실 씨의 목소리에 이어서 최씨가 검찰에 진술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오히려 청와대 자료를 받아 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었다고 했는데, 정 전 비서관과의 대화 녹음과는 전혀 딴판의 진술을 한 셈입니다.
서복현 기자입니다.
[기자]
최순실 씨는 검찰에서 정호성 전 비서관이 자료를 보내와 자신이 부담스러웠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수시로 연설문과 말씀자료를 보내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화 녹음 속 최씨는 달랐습니다.
해외에서조차 자료를 보내라고 재촉합니다.
[최순실-정호성 통화 녹음 (출처 '시사저널') : 그거 대충 했어요? (어 아직 안 했는데요. 아직 금요일이라서요.) 여기 2시거든요. 내일 그러면 언제쯤 올릴 수 있지. 몇 시쯤에?]
법안 관련 자료를 보내라고도 지시합니다.
[최순실-정호성 통화 녹음 : 그것을 통과시키면 얼마만큼의 일자리하고 경제 이득이 있는지 그것도 좀 뽑아달라 그러세요.]
연설문 수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마음이나 심정이 담길 수 있도록 간단한 의견을 드렸던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대화 녹음에는 최씨가 해외 연설의 방식과 내용까지 쥐락 펴락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최순실-정호성 통화 녹음 : 맨 마지막에도 중국어로 하나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조금) 아니, 마지막으로…]
대화 녹음은 연설문과 홍보물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문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순실-정호성 통화 녹음 : (근데 선생님 그 정홍원 총리께 다 얘기를 해서) 그래서 중요한 거기 때문에 또 얘기 드린다고… (일단 또 유민봉 수석한테 한번 준비를 하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예, 그렇게 해보라고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