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출할 수밖엔"…1년 내 동해 영향

입력 2019-09-13 09: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 일 환경상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출 외 방법 없다"

[앵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 원전 내 방사성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이렇게만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10일) 우리로 치면 환경부 장관인 환경상이 바다에 방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경우에 우리 동해에는 1년 이내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조민중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하라다 요시아키 환경상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바다로 방출해 희석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입니다.

오염수 해양 방출 가능성을 일본 고위 관료가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결정된 바 없다"며 모호한 태도만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하라다 환경상은 한발 더 나아가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도 안전과 과학적인 면에서 괜찮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하라다 환경상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어업에 끼칠 영향 등과 관련해서는 국가가 여러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도쿄 주재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오염수 처리 관련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을 고려 중인 오염수 처리 방식 5가지 중 한 가지로만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이 해양 방출을 우려하는 내용의 서한을 국제원자력기구에 보내자 오히려 이에 대해 공식 항의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출할 수밖엔"…1년 내 동해 영향

■ 퇴임 앞둔 장관 개인의 '폭탄발언'?…일 정부 의도 있나

[앵커]

도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윤설영 특파원이 나와있습니다. 환경상 발언 이후에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혹시 입장을 내놓은 것이 있습니까?

[기자]

하라다 환경상 발언이 논란이 되자 스가 관방장관이 오후 기자회견에서 수습에 나섰습니다.

현 시점에서 처분 방법을 결정한 사실이 없다면서 하라다 환경상 개인적인 발언으로 생각한다면서 선을 그은 겁니다.

후쿠시마지역의 어민들의 반발 그리고 한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우려해서 일단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런데 장관이 공식적으로 한 말인데 이게 전혀 다른 의도가 없다,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거 아닙니까?

[기자]

사실 이 오염수 처리 문제는 환경성 소관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산업성 소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게다가 하라다 환경상은 10일이 임기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아베 내각의 개각 대상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들이 오히려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퇴임을 앞둔 장관을 시켜서 무책임하게 분위기 띄우기를 해 본 것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소관 부처도 아니고 10일 그만두는 장관을 이용해서 애드벌룬을 띄워봤다, 그러니까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간보기 이 정도가 될 것 같은데. 환경상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 배출, 이걸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기자]

일본 정부는 최근 검토에서 해양 방출 방안을 가장 경제적인 방안으로 꼽았습니다.

또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해양 방출을 지지하는 발언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환경상의 발언까지 나온 것을 종합해 보면 사실상 일본 정부가 해양 방출 쪽으로 분위기 조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출할 수밖엔"…1년 내 동해 영향

■ 태평양 국가 모두 '방사능 피해 영향권'…국제공조 시급

[앵커]

바다에 이렇게 버려진 방사능 오염수는 그대로 희석되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1년 안에 동해, 그리고 3년 후에는 미국까지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후쿠시마 앞바다에 쏟아진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태평양으로 퍼집니다.

일본 동쪽을 시작으로 불과 200일만에 제주도 턱밑까지 올라오고 280일이면 동해 앞바다를 340일이면 동해 전체를 뒤덮습니다.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해양연구소가 암을 일으키는 방사능 물질인 세슘 137의 확산을 예측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3년이면 미국 서부 연안 전역으로 퍼집니다.

태평양과 접한 모든 나라가 방사능 피해를 입는 것입니다.

그동안 지하로 흘려보내거나 대기중에 내뿜는 것, 탱크를 늘려 보관 기간을 늘리는 것 등 여러 처리 방안이 거론됐지만 모두 안전한 방법은 아닙니다.

현재 설치된 탱크 용량으로는 오는 2022년이 한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 환경상의 발언은 과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완전히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는 환경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다음 주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총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관련기사

'도쿄올림픽 욱일기' 대응 회피하는 IOC…혼란 가중 일본, 방사능 폐기물 처리 지역에 '패럴림픽 훈련 캠프' 도쿄, 안전지대 아니다…카누 경기장 옆 '방사능 핫스팟' 도쿄 '핫스팟' 방사능 오염 제거 기준 제각각…올림픽 불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