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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크리스마스 '장난감 대란'에 뛰는 엄마들

입력 2014-12-18 21:06 수정 2014-12-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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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관 기자와 강신후 기자가 번갈아 전해드리고 있는 밀착카메라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국내 곳곳에서 난데없는 장난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특정 장난감을 얻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은 서버가 마비될 정도고, 대형마트 앞에선 한파 속에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품귀 현상은 원산지인 일본에서 생산이 중단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오늘도 웃지 못할 진풍경이 펼쳐졌다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밀착카메라 김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1996년 개봉한 아놀드 슈월츠제네거 주연의 한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아들에게 로보트 장난감을 위해 육탄전까지 불사하는 한 아버지의 해프닝을 그린 영화인데요. 바로 그런 영화 같은 일이 18년이 지난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가보시겠습니다.

출근시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앞.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지금 아직 오전 8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정상적으로 마트가 문을 열기 전부터 많은 분들이 장난감을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오늘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 한파 속에서입니다.

마트 측이 나눠주는 차 한잔에 손을 녹이는 사람들.

오랜 기다림 끝에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민영/경기 군포시 : 새벽 1시에 자서 3시에 알람 맞춰놓고 일어나서. 근데 핫팩이 얼었어요, 너무 추워서.]

[조상현/경기 안양시 : 저거 아니면 안 된대요. 산타할아버지가 저 선물을 안 해주면 안 된대요.]

지금도 이렇게 한 학부모와 꼬마가 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는데요. 지금 이쪽 시계를 보면 오전 9시 정도입니다.

대형마트가 문 열기 1시간 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이 이쪽에서 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100명 넘는 인원이 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마트 안으로 미리 들어온 사람들은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줄이 길게 늘어섰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엄마들이 매장 안으로 전력질주합니다.

[임현정/서울 신도림동 : (방금 뛰어들어오신 건가요?) 지금 빨리 뛰어왔거든요. 티라노킹이라 프테라킹 판다고 해서. 아침 일찍 아이 보내놓고. (순번 몇 번 받으셨어요?) 지금 아직 번호표는 안 줬는데요. 100번은 넘어간 것 같아요. (그러면 사실 수 있는 건가요?) 그러니까 티라노킹은 못 사고, 프테라킹은 가능하다는 것 같거든요.]

[뛰어, 뛰어! (두 분이 마지막이시래요. 축하드려야 하는 건가요?)]

[롯데마트 직원 : 상품 구매 안 됩니다. 끝났습니다. 고객님.]

한발 늦은 사람들에겐 청천벽력입니다.

[(9시 30분가량에 이미 방송으로 조기품절 됐다고 안내방송을…) 아니, 어제 전화하니까 10시부터 문 연다고 했는데, 그런 게 어딨어요. 10시에 왔고만. (그런데 새벽부터 방문한 고객님들 오셔서…) 아 그거는 그쪽 사정이고. 10시부터 하기로 했으면 10시부터 해야지.]

[천천히 오세요. 천천히. 지금 프테라킹 10개밖에 안 남았어요.]

[어, 가브리볼보는요? (없어요.)]

번호표 배분과 함께 구매가 시작됩니다.

제품을 손에 넣은 사람들은 비로소 미소를 띱니다.

[이민영/ 경기 군포시 : (어떠세요, 지금?) 세상을 다 가진 거 같이 기뻐요. 너무 기뻐요. 만세.]

아빠와 함께 기다리던 아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선물을 손에 쥐었습니다.

다른 부모들도 한결같이 밝은 표정입니다.

준비됐던 180개의 제품은 20분도 안 돼 모두 팔려나갔습니다.

한발 늦게 도착한 아이는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뒤돌아서야만 했습니다.

파워레인저 진열대에 놓인 해당 제품입니다.

바로 그 티라노킹이라는 지금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제품이라고 하는데, 저도 오늘 이 제품 실물을 처음 봤습니다.

나오는 족족 다 팔리기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진열돼있는 제품이라도 사갈 수 없냐는 문의가 이 매장에 수십 번 이상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완구 도매점이 몰려있는 서울 창신동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이곳 거리의 한 완구점에 와봤는데요. 하루에도 이곳에만 4~50번 이상씩 파워레인저 없냐는 문의가 들어오다 보니 아예 이렇게 바깥에 없다는 문구를 붙여놓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품귀 현상 때문에 상인들은 정가의 두세 배를 준다고 해도 팔 물건이 없다고 말합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빈곽이었습니다.

제가 이 제품 구하기 위해 대형마트 두 곳, 온라인 쇼핑몰 그리고 오늘 이곳 도매점까지 다 와봤지만 살 수 없었습니다.

사정은 이렇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이 변하기 않습니다.

당장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수록 부모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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