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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태안 양식장에 날아든 '석탄 가루'…악몽 재현

입력 2018-05-16 21:46 수정 2018-05-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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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충남 태안의 한 주민이 한 말입니다. 요즘 태안 어민들의 시름이 깊습니다. 2007년 이었지요. 기름 유출 사고로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석탄 화력발전소가 어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해변에 위치한 태안 화력발전소.

유연탄을 사용하는 발전소가 10기로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그런데 발전소 바로 옆에 실내 해수양식장이 있습니다.

실내 양식장 여러 동이 있습니다.

원래 새우를 기르는 곳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양식을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바로 옆에 화력발전소에서 쓰는 석탄을 저장하는 장소가 있기 때문인데 야외에도 석탄을 잔뜩 쌓아놨습니다.

탄을 옮기는 작업은 하루종일 계속됩니다.

양식장에 있는 회색 관을 살펴보니까요.

이 아래쪽은 파란 색깔입니다.

원래 파란색이었는데 석탄 가루가 퇴적이 되면서 색깔이 변한 것인데요.

이 오른쪽에 있는 하얀색 관도 석탄 가루가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석탄 분진이 퇴적돼 기름처럼 끈적거립니다.

연필심 가루처럼 반짝입니다.

이틀 전 비가 왔지만 외부에도 다시 비산먼지가 쌓였습니다.

[문병길/충남 태안군 어민 : (탄가루가) 비닐을 타고 들어갑니다. 다 이게 삭여버리는 겁니다.]

이 양식장은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이후 정부 지원을 일부 받아 2010년 만들어졌습니다.

어민 21명이 협동조합을 만든겁니다. 

[전충성/충남 태안군 어민 : 너무 엄청난 해상사고를 겪다 보니까 이제 해상에서의 양식사업이 항상 이런 위험에 노출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해서 그걸 방지하는 차원에서…]

하지만 양식장과 담장 하나만 사이에 두고 9호, 10호와 저탄장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고 어민들은 말합니다.

진동으로 인해 양식장 지반과 수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양식장에는 1cm가 넘는 균열이 생기고 지반이 뒤틀렸습니다.

[전충성/충남 태안군 어민 : 이게 처음에 저희가 시설물을 구축할 때 이게 여기에 닿던 부분이에요. 이 부분이 색깔이 같이 입혔는데…]

지반이 뒤틀리면서 땅에 붙어 있어야 할 관이 공중에 떠 있습니다.

이쪽에도 균열로 관이 아예 두 동강이 났는데요.

원래 모양대로 이렇게 맞춰보려고 힘을 써도 가까워지지도 않습니다.

올해 양식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도 새우들이 다 폐사했습니다.

[문병길/충남 태안군 어민 : 이런 환경에서 저희가 새우를 키우고 이런 것에 대해 노출되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호서대 환경공학과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석유계 토양오염수치가 환경부 기준치의 최대 6.5배였습니다.

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건강에 대한 우려를 호소합니다.

[김기홍/충남 태안군 원북면 : 가스 비슷한 냄새가 나요. 어머님은 담배 안 피우셨거든요. 그런데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속옷 등의 빨래는 밖에 널기가 어렵습니다.

[김기홍/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죠.]

발전소 관계자는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서는 대기와 토양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석탄발전소 61기 중 절반은 충남도에 위치해있습니다.

기름 유출에 이어 화력발전소까지 이곳 태안 주민들은 또다시 환경오염으로 생업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제는 건강까지 걱정인데요.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환경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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