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볼턴 "리비아모델 염두…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입증조치 있어야"

입력 2018-04-30 00:23 수정 2018-04-30 16:57

취임 후 첫 인터뷰서 '북한의 선 핵포기·국제사회 검증' 강조

"우리는 수사(修辭)에 회의적…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증거 있어야"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 탄도미사일·생화학 무기·납북자 문제 등도 의제"

"비핵화와 미군 한반도 전략자산 운용은 무관"…북 핵지위국 인정도 부인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쇄 합의에도 "선전은 보고 싶지 않아, 진지한 약속이길"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취임 후 첫 인터뷰서 '북한의 선 핵포기·국제사회 검증' 강조

"우리는 수사(修辭)에 회의적…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증거 있어야"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 탄도미사일·생화학 무기·납북자 문제 등도 의제"

"비핵화와 미군 한반도 전략자산 운용은 무관"…북 핵지위국 인정도 부인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쇄 합의에도 "선전은 보고 싶지 않아, 진지한 약속이길"

볼턴 "리비아모델 염두…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입증조치 있어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폭스뉴스, CBS방송 등 미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입증 조치와 국제사회에 의한 사찰과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1일 북한의 '핵동결 선언'에 이어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약속한 데 대해, 미국이 곧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보다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압박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양보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와 핵연료,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이 비핵화의 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리비아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면서 "리비아의 프로그램은 (북한보다) 훨씬 더 작았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한 합의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취임한 그는 오래전부터 '선(先) 핵 폐기, 후(後) 관계 정상화' 방식인 리비아식 북핵 해법을 주장해 왔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주도해 검증한 가운데 핵 폐기를 한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북핵은 핵 규모 등 측면에서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그들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리비아 사례가 이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의 의미가 올해 말까지냐는 물음에 "글쎄요. 우선 얼마나 해체해야 하는지부터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회담에 드라이버 세트를 갖고 가서 다음날부터 분해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따라서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국제적인 완벽한 검증과 완전히 공개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래서 우리는 첫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시험해 보고 싶다"며 "우리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움되는 선례'로 1992년 남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거론하며 "이 합의는 북한이 핵무기의 모든 측면을 포기하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외에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미국인 인질, 일본인 납치도 얘기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약 25년 전에 동의한 핵 측면에서 시작하는 것은 꽤 괜찮은 출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가 북미정상회담의 최우선 과제라는 뜻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 또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미국의 불가침 약속 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될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과거에도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기회를 추구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어야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 볼 때까지 수사(말)에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와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를 연계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우리는 분명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나는 판문점 선언을 일련의 남북 간 이전 합의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있다. 1992년 남북한 공동선언을 보면 북한이 비핵화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남북한에 대한 것을 의미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도 출연해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구체적인 행동을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만약 김 위원장이 '핵이 없으면 더 잘 살 것'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거리가 있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를 잘 이용하길 열망하고 있다"며 "북한이 정말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국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 폐쇄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선 "그게 정확히 뭔지 알아보겠다"면서 "북한의 진정한 약속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진짜 약속을 보고 싶다. 북한의 선전(프로파간다)을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의 행동이 아닌) 말만 봐 왔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최근 몇달 간 미사일 발사 시험 등 도발 행위를 멈춘 것에 대해서도 "아주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거나, 아니면 이제 시험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발전된 수준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우리가 그들로부터 보기 원하는 것은 그것이 단지 수사가 아닌 진짜라는 증거"라고 재차 강조했다.

리비아식 모델에 대해서도 볼턴 보좌관은 "어떤 면에선 (지금과) 다른 상황이었다"면서 "그때 협상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채 사적으로 진행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시 우리가 회의론을 극복할 수 있었던 한가지 요인은 그들(리비아)이 미국과 영국 감독관들이 모든 핵 관련 장소를 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을 확인할 분명한 사찰·검증 조치가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다.

볼턴 보좌관은 "그것(검증 약속)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입증하는 징후가 될 것"이라며 "리비아와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무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변수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볼턴, 북핵 해법으로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은 생각하고 있어" '북·미 길잡이' 남북회담…한·미 '완전한 비핵화' 한목소리 문 대통령, 다음 달 중순 워싱턴행…'길잡이' 역할 집중 "'완전한 비핵화' 위해 남북회담 협력"…정의용·볼턴 회동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