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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진 그 후…옛 모습 잃어가는 한옥마을

입력 2016-12-29 21:26 수정 2016-12-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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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주 일대에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석 달이 흘렀습니다. 피해가 특히 심했던 한옥마을은 복구가 마무리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전통기와 대신 값싼 양철기와를 올리는 곳이 많습니다. 외양만 갖추는 덧칠보단 진정한 의미의 복원이 절실해 보입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담벼락이 무너지고, 기왓장은 도로를 뒤덮어버렸습니다.

지난 9월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경주 한옥마을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석 달 뒤 찾은 마을은 대부분 복구가 마무리됐지만, 일부는 아직까지 지진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황남동의 한 한옥집 앞입니다. 이렇게 바닥에는 지진으로 깨진 기왓장들이 쏟아져 있고요. 벽에는 제 손이 완전히 들어갈 정도로 큰 틈새가 벌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역시 지붕인데요. 저렇게 보시다시피 아직도 지붕에 나뒹구는 기왓장들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경주시가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한 황남동 일대 한옥 중 지진에 파손된 건 1천여채 정도로, 현재는 복구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런데 복구된 한옥에서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양철 기와', '함석 기와'라고 부르는 공장에서 만든 기와지붕들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지붕끼리의 차이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이렇게 전통기와가 한 장씩 올리는 것과 다르게 양철지붕은 이어붙인 모습을 볼 수가 있고요. 강도도 차이가 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전통 한옥에 대해 시가 정한 조례에 따르면 모두 불법건축물입니다. 주민들은 시에서 준 지원금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25평을 기준으로 전통 기와를 까는 데 필요한 비용은 최소 2천만 원, 반면 함석 기와는 4분의 1인 50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붕만 파손된 집에 돌아간 지원금은 1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주민 : 지붕 파손됐다고 100만원 보조해줬는데 실제로 2천만원, 3천만원 하는 비용을 서민들이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복구가 한창이던 10월 초 태풍 차바 상륙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추가적인 대책이나 지원이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주민 : 지금까지 부흥 정책을 했으면 그 정책에 맞춰서, 재난이지만 지원을 해줘야 관리·유지가 되지. 지금 열 집 중에 여덟개 꼴로 다 이렇게 지었어요.]

경주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주시 관계자 : 그 한옥들 자체가 완전 전통 한옥은 아닙니다. 노후된 한옥들이거든요. 새로 지을 때 지원금을 주면서 전통 한옥으로 만들어가는 중인 거고요.]

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전통 한옥마을이 부족한 지원과 관심에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지진 복구와 함께 천년고도의 품격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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