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추미애 "대검이 국민 기망…윤석열, 사과부터 했어야"

입력 2020-10-21 18:17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면서 "대검이 국민을 기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을 향해선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내일(22일) 대검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하게 날을 세운 건데요.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특검을 추진하겠단 입장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지만, 민주당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일축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후 추미애 장관은 연이어 검찰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강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어제 윤 총장을 향해선 태세를 전환해 장관의 지휘를 따른 건 당연한 조치이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었죠. 오늘은 앞서 법무부의 감찰 결과에 대한 대검의 입장을 겨냥해 검찰총장이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라임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보여준 행태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연인이든 혹은 누구로부터든 "실망이야"라는 메시지를 받으면 섬뜩하기 마련이죠. 추 장관은 왜 윤 총장에게 실망한 것일까요?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 가운데 하나로 별건 수사가 꼽힙니다. 예를 들어 복 국장이 저를 불러 조 반장이 실수한 걸 알려주면 최 반장 잘못은 봐주겠다, 이런 식이죠.

추 장관은 검찰도 잘못된 관행이라는 걸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법무부와 대검이 TF를 만들어 수차례 회의를 했고 지난달 그 결과물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조사를 해보니, 검찰이 지난 4월 구속된 김봉현을 66번이나 불러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여권 정치인에 대한 피의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야권 정치인과 검사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진술은 검찰총장에게만 보고가 됐고, 지휘라인에 있는 대검 반부패수사부는 '패싱'하고 법무부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수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논의를 하는 상황에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는 겁니다. 이에 수사를 지휘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데요. 청와대도 "수사지휘권 행사는 불가피하다"며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는데요.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검찰권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발동됐다고 봅니다. 이제 검찰은 수사팀을 새로 재편해 앞만 보고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검찰은 명운을 걸고 엄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의 실체를 밝혀주기 바랍니다.]

즉,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휘라인에서 배제함으로써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총장이 "토사구팽", 아니 "박사윤팽" 당했다고 말하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 정권 사람들을 적폐로 몰고 윤석열 총장을 앞세워 처벌을 끝내고 나니, 이제 쓸모가 없어져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그리고 소위 자기 사람을 심어 뜻대로 수사를 진행해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도 주장했는데요. 따라서 공정한 수사를 보장할 수 없으니 결국 특검밖에 답이 없다는 겁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과연 객관적인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믿는 사람이 난 거의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할 것 같으면 특검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보다 더 관심을 가지시고, 반드시 특검을 통해서 이 사건이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는 이러한 지시를 갖다가 내려주시길 부탁을 드립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와 함께 특검을 하자고 제안했죠. 하지만 민주당은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공수처와 특검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면 특검이 아니라 공수처를 통해 진상을 밝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특히나 법안을 발의부터 준비 기간까지 거쳐야 하는 특검은 출범까지 적어도 수개월이 걸리는데, 왜 시행 중인 공수처를 두고 정쟁이 불가피한 특검을 하자고 하냐는 겁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공수처라는 새집이 있는데 비워두고 특검이라는 헌집에 들어가자는 것과 같습니다. 특검이라는 것이 검찰에 대한 불신과 정치권의 당파적 이해가 어우러진 정치적 산물이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출범부터 논란이 극심할 수밖에 없었고 활동의 결과물을 갖고도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가장 최근 출범한 드루킹 특검의 경우 김경수 경남지사가 연루돼 있다 보니 여당의 수용 가능성이 낮았지만 당시엔 추경과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등 여당이 요구하는 현안과 연계되면서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렀죠. 특히나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폭행까지 당하자 한국당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특검을 관철시킨 바 있습니다.

당내에선 강한 야당을 원하는 일부 중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김태흠 의원은 특검만이 유일하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선 특검 관철에 직을 걸라고 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더 나아가 비대위 체제론 야당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며 이참에 비대위를 끝내고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 원로들도 야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관용/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의장 (어제)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에 가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만은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비판입니다. 야당의 역할은 여당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어야 되고 적극적이어야 되고 공격적이어야 됩니다. 제 얘기에 여러 고문들이 동의한다면은 제 얘기에 대해서 공감을 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특검 관철을 못 하면 국민의힘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까지 했는데요. 앞서 말한 드루킹 특검을 받아낼 당시 지도부가 바로 홍준표-김성태 투톱이었습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권 초기였음에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노숙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한 바 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후 황교안 나경원 체제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상설특검을 뭉개는 바람에 정국의 주도권을 잃었고, 되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전·현직 의원들이 법정에 섰고 결국 총선에도 참패했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당세를 특검과 연관시키기도 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일종의 시험대에 오른 셈인데요. 이번 사건에 대한 특검 관철 여부에 따라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 또 현 지도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 등에 대한 당내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추미애 "윤석열 사과했어야"…국민의힘 특검 요구에 민주당 '단칼'에 거절 > 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