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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수처·특검' 동시 제안 거부…"도돌이표 정쟁 유감"

입력 2020-10-21 18:46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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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오는 26일이죠. 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을 위한 '데드라인'을 제시했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때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 명단을 내놓지 않으면 공수처법을 아예 바꾸겠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국민의힘이 어제(20일) 추천위원 대신 역제안을 내놨죠. 라임·옵티머스 특검과 공수처 출범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공수처 출범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또 공수처 흥정? 주호영 "특검도 같이" vs 김태년 "도돌이표 정쟁" >

10월 26일, 공수처 출범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데드라인'입니다.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 명단을 내놓지 않고 있죠. 이날까지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지난 8일) : 10월 26일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저희 당은 법사위를 통해서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필요 최소한의 입법 조치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의힘도 추천은 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여러 법조인을 접촉하고 있고 곧 발표도 할 수 있다", "우리 몫인 2명 가운데 한 명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추천위원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새로운 제안을 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공수처도 발족시키고, 이 라임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특검도 하고 그다음에 청와대 특별감찰관도 진행하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북한 인권특별대사도 모두 같이 임명해서 공백이 없도록 하십시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법대로' 공수처 받을 테니 '법대로' 특별감찰관 등을 임명하자, 주장을 했었는데요. 여기에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특검도 요구를 한 겁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조건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그리고 공수처법에는 그렇게 졸속으로, 날치기로 하는 바람에 치명적인 독소 조항들이 있습니다. 그 독소 조항들 개정하고 동시에 출범시킬 것을 공식으로 제안합니다.]

'1타 5피'라고 해야 할까요. 공수처 출범 하나를 가지고 특검부터 공수처법 개정까지 5가지를 들어달라. 너무 남는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더욱이 국민의힘이 공수처법의 독소 조항이라고 주장한 내용들, 민주당에선 필수조항이란 입장입니다.

[윤희석/국민의힘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우선 수사 대상에 직무관련 범위까지 포함이 돼 있어요. 직무관련 범죄까지. 그러면 이게 잘못하면 아주 좀 편향적으로 고위공직자를 사찰하는 기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영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직권남용, 직무유기, 피의사실공표 이런 것이 직무관련 범죄의 핵심들이잖아요. 과거에 검찰이 자기 편의에 의해서 어떤 수사는 하고 어떤 수사는 하지 않고 이런 것들이 번번이 반복되었던 상황인데 이 부분을 빼자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윤희석/국민의힘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공수처 검사는 일반 검사하고는 달리 헌법적인 근거가 확실치 않아요. 없다고 봐야 돼요. 그러면 기소권까지 부여하는 건 헌법 원리에 반한다. 그리고 수사하고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검찰개혁 방향이지 않습니까.]

[신영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기소권은 현재 공수처법에 의하면 판·검사하고 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에 한해서만 기소권을 주고 있어요. 결국은 과거에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했던 거죠. 기소권을 남용했던 게 있던 거죠. 이걸 이제 가져가자고 하는 건데…]

민주당은 더 이상 '정치적 흥정'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검은 특검이고, 공수처는 공수처라는 겁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공수처와 특검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제시한 조건을 수용하면 또 다른 조건을 내거는 야당의 의도는 옳지 못합니다. 의구심도 들게 합니다. 민주당의 인내와 선의를 조건 걸기로 화답하는 국민의힘의 도돌이표 정쟁에 유감입니다.]

정의당도 공세에 동참했습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국민의 피눈물 앞에 장외 투쟁 운운하며 협박성 공수처와 특검안 거래 안을 내놓은 국민의힘은 자중하라"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데드라인 이후를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오는 27일, 곧바로 법사위 법안소위를 열고 법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개혁에 동참할 것인지,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온 검찰을 비호하는 정당으로 남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엿새 남았죠. 데드라인인 26일까지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과 여론전이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그 이후엔 174석 '거대 여당'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분명한 듯합니다.

< "민주당 오만" 금태섭 '탈당'…김종인 "만나볼 생각"·정청래 "철수형 외로워" >

지난 2006년, 한겨레신문에 이런 기고 글이 실렸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라'란 제목인데요. 검찰 조사를 잘 받는 방법, '꿀팁'을 전수해 준 겁니다. 이 글을 쓴 기고자, 당시 현직 검사였습니다. 법을 잘 몰라 피해를 입는 안타까운 피의자들 때문에 글을 썼다고 했는데요.

국민들은 좋은 정보다, 환영했지만 검찰 내부는 "조직 기강을 뒤흔들었다"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결국 '경고' 조치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찰복을 벗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의 이야기입니다.

금 전 의원이 또다시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과 인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번 탈당의 도화선이 된 것 역시 '경고' 조치였습니다. 지난해 12월, 공수처법 표결 과정에서 기권표를 던졌었죠.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겁니다. 다시 재심을 청구했지만, 다섯 달이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금 전 의원은 "당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본인이 떠나는 게 맞다면서 말입니다.

탈당을 결심해서일까요. 충정과 진심을 담았다며 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우리 편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겐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도 이 때문이란 겁니다. 당을 이끄는 이들의 책임도 물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음성대역) :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힙니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습니다.]

금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조금박해'로 불리기도 했었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가 열성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9월 6일) : 만약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또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낄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15일) :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가지는 지금 정부안과 같은 공수처가 전 세계에 존재하는 경우가 케이스가 있습니까? 공수처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됩니까?]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던 게 컸는데요. 결국 지난 총선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금 전 의원의 탈당 소식에 민주당 지도부는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일단 떠난 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금 전 의원과 함께 '조금박해' 멤버였죠.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당에서 더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이해는 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며 조금 거리를 뒀습니다.

'조국 사태'와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 금 전 의원과 갈등을 빚었죠. 친문계 쪽에선 '차라리 잘된 일'이란 평가입니다. 정청래 의원은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더 땡기겠지만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이 외롭다, 힘을 보태주는 게 어떻냐" 이렇게 비꼬았습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야당 인사들과의 교감 속에서 탈당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며 야권행 프레임을 짰습니다.

국민의힘도 이 프레임에 동참했습니다. 당장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파란불'을 켰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탈당을 했는데 당내 인재영입 가능성 있다고 봐도 될까요?) 그건 뭐 두고 봐야지. 탈당했다는 건 나도 신문에서 봤는데 그분의 의향이 어떤지는 제가 확인할 길이 없으니까. (의향을 한번 알아보실 생각도 있으세요?) 나는 그렇지 않아도 탈당과 관계없이 가끔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니까 한번 만나볼 수는 있어요.]

박수영 의원도 "조만간 우리가 함께할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긴 하지만, 국민의힘이 금 전 의원을 품을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아마 이 사진을 보지 못했나 봅니다.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11월 6일) : 솔직히 말해서 민주당에서 퀴어축제 나간 사람이 저 하나라는 것이 사실 믿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보적인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소수자들 또 힘이 부족하신 분들이 목소리를 낼 때 최소한 옆에 좀 서줘야 되지 않나…]

조국 사태 때 금 전 의원과 같은 자리에 섰죠. 조국 흑서를 제작한 인사들은 금 전 의원의 탈당을 응원했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잘 했다", "어차피 그 당 바뀔 것 같지 않다"고 힘을 실었습니다. 강양구 TBS 기자는 "서울시장 보선에 후보로 출마한다면 찍고 싶은 정치인이 생겼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역시 조국 흑서의 공저자죠. 서민 단국대 교수는 탈당 결정 전에도 금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았습니다.

[서민/단국대 의대 교수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9일) : 민주당에서 저는 나간다면은 박용진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 같은 경우, 그렇게 국민적 신망을 받는 분이 있는데…]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오늘 탈당했는데 이른 이야기"라면서도 정치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일을 찾겠다면서 여지를 남겼습니다. 국민의힘의 러브콜에 대해선 "민주당보다 더 많이 반성해야 할 당"이라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금 전 의원의 앞으로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에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오갈 듯싶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또 공수처 흥정? 주호영 "특검도 같이" vs 김태년 "도돌이표 정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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