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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11분' 사진 8장…아이들이 보낸 '세 번째 편지'

입력 2014-05-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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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월 16일, 사고 당일 10시 11분.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지 1시간 반 가까이 지난 시간입니다. 저희 JTBC는 8시 52분에 단원고 박수현 군이 찍은 동영상과 9시 37분 박예슬 양이 찍은 동영상에 이어 10시 11분, 그러니까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을 버리고 배에서 달아난 지 25분 정도 지난 시점에 고 박수현 군이 찍은 사진들을 입수했습니다. 단 8장, 그것도 흔들린 사진들이지만 학생들은 이 흐릿한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육지로 보낸 세 번째 편지입니다.

김관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자]

사고 당일 수현 군이 찍은 동영상은 오전 8시 52분 27초에 시작합니다.

세월호가 급선회하다 급격히 기울기 시작한 지 4분이 지난 시점이고, 119전남소방본부에 단원고 학생 최모 군의 신고 전화가 걸려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동영상은 9시 10분 쯤 끝났고, 이후 내부 상황을 알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수현 군의 휴대폰엔 그로부터 1시간 뒤의 상황을 담은 또 다른 기록이 있었습니다.

10시 11분 34초부터 10초 동안 촬영된 사진 8장이 발견된 겁니다.

한 시간 전만 해도 장난기가 가득했던 아이들의 얼굴은 상당히 굳어 있습니다.

배가 더 심하게 기울어 학생들은 침대와 바닥, 벽에 간신히 기대 있습니다.

수현 군의 영상과 사진은 아이들이 8시 52분부터 10시 11분까지 무려 1시간 20분 동안 객실에 꼼짝 않고 있으면서 언제쯤 탈출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올지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객실에는 아직 물이 차지 않아 이 때라도 빨리 탈출했다면 배를 빠져나가 구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사진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천금같은 시간 동안 선원들과 해경은 뭘 하고 있었을까.

수현군의 동영상이 시작할 무렵 신고를 접수한 해경의 구조정은 30분이 지나서야 침몰 현장에 도착합니다.

약 8분 뒤 세월호 승무원 15명이 이 구조정으로 탈출을 시작했고, 잠시 뒤 선장 이준석씨도 속옷 차림으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10시 7분 해경은 좌현 선실 유리창을 깨 승객 7명을 구조한 뒤 어떠한 선체 진입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수중 구조대가 와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아직 물이 들어오지 않은 객실에는 구조를 기다리는 수현 군과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10시 14분 수현 군은 아껴둔 휴대폰 배터리로 아버지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3분 뒤, 한 단원고 학생의 카카오톡 문자를 끝으로 세월호 안과 밖의 소통은 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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