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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불출마 선언…민주당 '중진 용퇴론' 불 지피나

입력 2019-11-18 18:49 수정 2019-11-18 23:52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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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에다가 또 86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불출마 선언이 미치는 정치적인 파장이 적지 않아 보이는데요. 민주당 내 중진들의 인적 쇄신론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정치권의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당 내에선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고 한 만큼 확대 해석은 아직까지는 경계하는 분위기인데요. 오늘(18일) 최 반장 발제에서 전격적으로 전해진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 소식과 함께 그 파장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행보는 '종로냐, 성동이냐' 였습니다. 사실 임 전 실장의 내년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화였죠. 모교인 한양대가 있고 또 두 번 연속 당선된 성동으로 갈지 아니면 정치 1번지 종로로 가 더 큰 꿈을 꿀 지였습니다. 청와대에서 나온 이후 종로로 이사를 가면서 종로 출마에 무게가 실렸죠. 종로 터줏대감도 그를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으니까 말입니다.

[정세균/당시 국회의장 (2017년 5월 11일) : 내가 이렇게 미남하고 사진 찍는 것은 불리한데. (넥타이가 오늘 아주 괜찮습니다. 의장님하고 둘이 넥타이가 파란색으로…) 젊고, 참신하고, 박력 있고, 개혁적이고, 키 크고 잘생긴 우리 임종석 아우가 중책을 맡아서 정말 축하하고. 옛날에 하던 거보다 더 열심히 잘 해주길 바랍니다.]

통상 국회의장을 지낸 다음엔 정계를 은퇴하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게 관행이죠. 그런데 정세균 전 의장은  아직까지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고 내년에도 종로에서 출마할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통정리가 안 되는 가운데 오히려 임 전 실장이 출마하지 않겠다, 사실상 정계를 떠나겠단 입장을 밝힌 겁니다.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라고 말입니다. 임 전 실장은 2000년 만 서른 넷. 그러니까 지금 제 나이에 국회에 입성했는데요. 20년 정치 인생 중 최근 2년을 인생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청와대 인선발표 기자회견 (2017년 5월 10일) :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종석 전 의원을 임명합니다. 젊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의 없이 대화하는 그런 청와대, 또 참모들끼리 치열하게 토론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런 청와대로 청와대 문화가 바뀔 것으로 기대합니다.]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 (2017년 5월 10일) :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중요하다 생각하면 늘 직언하고 대통령님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임 전 실장의 입장은 전격적이었는데요. 민주당 지도부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대협 의장 선후배 사이로 그야말로 정치적 동지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학생운동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라고도 했는데요. 다만 종석이의 마음은 이해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임종석 (전) 실장하고 통화해보셨나요?) 못했어요. (안 하신 거예요?) 안 한 게 아니라 어제 오후에 제가 저녁까지 쭉 뭐가 있어가지고. 전화로 해서 다 될 사이는 아니에요. 전화 안 해도 그 정도는 왜 그러는지도 알 수 있는 사이인데 좀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니까.]

임 전 실장의 핵심측근은 종로 출마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지금 총선 모드에 돌입한 민주당엔 여러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인데요. 총선 출사표를 던진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출신 인사들은 40여 명에 달합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최근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청와대 참모 출신부터 희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죠. 그런 와중에 임 전 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들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86그룹의 대표주자라는 상징성입니다. 임 전 실장을 포함해 학생 운동을 주도했던 86세대들은 2000년대 초반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국회에 대거 입성해 강력한 정치 집단화를 이뤘죠. 민주당 내에서는 김태년, 송영길, 우상호, 이인영, 최재성 등 현재는 3~4선 이상 중진으로 자리잡으며 이제는 86그룹이 또 다른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임 전 실장의 행보도 86그룹 동지들에게 자극이 될 거란 해석도 나왔는데요. 다만 당사자이기도 한 이인영 원내대표는 확대 해석엔 선을 그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아서 일할 사람들은 남아서 일하고, 다른 선택할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고 이렇게 될 텐데 그런 과정에서 세대 간의 조화도 있을 수 있고 세대 간의 경쟁도 있을 수 있는데…]

임 전 실장의 선택이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에 대한 압박과 86그룹 용퇴론에 대한 비판을 본인이 안고 가겠단 뜻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민주당 내 총선 병참기지를 자처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청와대를 떠난 뒤에도 이렇게 먼저 만나는 등 교감이 있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특히 임 전 실장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이라는 꿈을 펼쳐보려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라고 한 만큼 남북관계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정권 재창출에도 기여하지 않겠냐는 겁니다.

이렇게 임종석 전 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에겐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민주당 부울경 의원들이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건데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경남지사는 19대 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했지만 김태호 후보에게 패한 뒤, 20대 총선에서야 이만기 후보를 꺾고 봉하마을 국회의원이 됐죠. 아시다시피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봉하마을처럼 퇴임 후 양산 매곡마을에서 지낼 가능성이 큰데요. 그러니까 윤 실장이 양산으로 와 국회의원이 됐으면 하는 뜻일 겁니다. 다만 윤 실장은 서울 구로을이나 경기 부천 등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임종석, 총선 불출마 선언…민주당 중진 용퇴론 불지피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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