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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알못' 기자의 분리수거 도전기…멀고 먼 '100% 재활용'

입력 2021-03-18 20:52 수정 2021-03-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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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배달음식 시켜 먹거나, 택배를 받고 나면 상자며 플라스틱이며 이거 다 어떻게 하나 생각이 드시죠. 저희 기자가 직접 이런 '생활 쓰레기'들 100% 재활용 하는 데에 한 번 도전해 봤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저희가 이 집에서 2년도 채 안 살았습니다.

이삿짐 정리를 하는 중인데, 일회용품 안 쓴다고 했는데도 이만큼이나 쌓여 있습니다.

[아까워. 한 번도 안 쓴 애들인데. 다 버리네.]

그냥 버리면 쓰레기인데 재활용이라도 할 순 없을까, 100% 재활용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난관입니다.

[(재활용 표시가) 안 쓰여 있으면 재활용 못 해?]

[나도 모르겠는데. 아무것도 안 써 있으니까.]

분류는 헷갈리고, 이물질 제거는 어렵습니다.

[이거는 (종이가방에) 쇠가 박혀 있어. 이렇게 다 뜯어서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나도 하기 싫어, 귀찮아.]

이사를 한 새집에서도 쓰레기는 금방 다시 쌓였습니다.

[이건 스테이플러가 다 박혀 있어서 빼내야 할 것 같은데? 뭐로 빼내냐.]

종이상자들에서 테이프를 제거하는 데 30분이 넘게 걸립니다.

[너무 힘들어?]

배달음식 용기를 닦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얘는 너무 안 닦이는데? (해도 안 닦여?)]

물을 얼마나 썼는지도 재봤습니다.

재활용하는 데 물 50L라는 자원이 또 들어간 겁니다.

이렇게 고생한다고 다 재활용이 되는 걸까.

쌓여 있는 종이상자 사이로 테이프나 철심 같은 이물질이 보입니다.

[아파트 미화노동자 : 이거 하나하나 떼려면 하루 종일 해도 못 한다고요.]

다음 단계인 재활용선별장에선 직접 작업을 해봤습니다.

숨 돌릴 틈이 없습니다.

숟가락 같이 작은 플라스틱은 집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거는…(이런 것까지는 여기서 다 못 해요.)]

잠시 촬영을 하는 도중에도 혼이 납니다.

집에서는 열심히 분류했던 건데, 재질 확인할 시간이 없어서 다 버려지고 있습니다.

[빨리빨리 담아야 해, 빨리빨리.]

서로 다른 플라스틱 성분이 많이 섞일 수록 재활용될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재활용선별장 노동자 : 재활용이라고 해서 다 재활용이 되는 게 아니에요.]

재활용 안 되는 것들을 걸러내는 사이 재활용 제품들이 폐기처리되기도 합니다.

[한소연/재활용선별장 대표 : 이런 거 일단 다 플라스틱이잖아요. 대부분 다 재활용이 가능한 건데.]

만들 때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제도가 없습니다.

분리수거율은 90% 가까이 되지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30~40%뿐인 이유입니다.

투명 페트병은 찌그러뜨린 뒤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서 따로 배출한다.

저도 이제 어느 정도 요령 있는 분리수거인이 됐습니다.

이렇게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 노력이 현장에서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신경쓰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그래픽 : 배장근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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