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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단순 유실 아닌 빼돌리기?…의문만 증폭

입력 2014-09-29 22:02 수정 2014-10-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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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대강 문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제기됐던 문제들이 거의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인 것 같은데, 준설토 문제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석달째 이 문제를 취재하고 있는 이호진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보죠. 이호진 기자, 사라졌다는 모래…처음 퍼낸 양과 최종적으로 사용한 양에서 다 차이가 있다는 거죠?

[기자]

네, 4대강 공사에서 퍼낸 흙의 양을 측정하는 건 강바닥의 깊이를 재는 방식입니다.

준설하기 전과 준설한 뒤를 음파 등으로 측정해 얼만큼을 파냈는지 확인하는 건데요, 이 양과 실제 사용한 양이 다르다는 겁니다.

국토부는 강바닥 흙을 퍼올리는 과정, 침전시키는 과정 혹은 옮기는 과정 등에서 자연스럽게 유실된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연 유실될 가능성도 있어보이긴 하는데, 정부 해명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유실됐다면 입자가 큰 모래보다 입자가 작은 진흙이 더 많이 유실되게 됩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낙동강 24공구의 경우 모래 비율이 66.5%로 꽤 높습니다. 유실률도 5.5%로 꽤 높고요. 이어서 낙동강 25공구 역시 모래 비율이 마찬가지로 높은데, 유실률은 8.2%로 매우 높습니다. 평균 유실률은 1.7%였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는데요. 전체 4대강 64개 공구 가운데 유실률이 전혀 없는 공구가 23개 공구에 달했습니다.

단순한 유실이 아니라 빼돌리기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심케하는 대목입니다.

실제, 한강에서는 생태공원에 써야 할 흙 가운데 상당 부분이 몰래 다른 곳으로 반출됐다가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시공사가 작성한 유실률과도 달랐다고요?

[기자]

네, 4대강 공사에 참여했던 건설사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낸 소장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해당 건설사는 낙동강 창녕 함안보에서 1.8%의 준설토가 유실된 것으로 최종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의 같은 공구 보고서를 보면 4.3%가 유실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시공사와 정부 집계에서 이만큼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퍼센티지로 보면 3~4%p 차이가 나는 거지만, 양으로 따지면 굉장히 많은 거란 말이죠. 그만큼 준설토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국토부 관계자들이나 4대강 사업 참여 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4대강에서 준설한 모래를 적치장으로 옮기거나 공공사업으로 옮길 때 특별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쌓인 양과 반출한 양만 비교해서 나머지 비는 양을 유실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앵커]

결국 관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자연유실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수치로 보나 실제로 파악한 것에 따르면 없어진 건 틀림없어 보이고…좀 더 취재가 필요한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지금까지 나온 얘기만 놓고 볼 때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이는군요. 알겠습니다. 이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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