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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건설중단 측 "시간 촉박해 깊이 있는 토론 힘들어"

입력 2017-10-15 18:26

"공론위, 재개 측 네거티브 공세·발표자 명단 미공개 제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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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위, 재개 측 네거티브 공세·발표자 명단 미공개 제지 안해"

신고리 5·6호기공론화위원회에 '건설중단' 입장으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15일 마지막 조사에 앞서 열린 시민 종합토론회가 대체로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도 절차가 '기계적 중립성'에 맞춰진 나머지 깊이 있는 토론을 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건설재개 측 일부 인사가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했는데도 제지가 없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건설중단 측 토론자로 나선 윤순진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워낙 무겁고 엄중한 주제이다 보니 공론화위가 양측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 기계적 중립성을 택했다"면서 "오늘 오후 세션에서는 양측의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지 않고 각각 1개씩의 의견만 보여줘 시민 참여자들이 양측의 의견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도 "한 가지 주제로 2시간을 발표해도 모자랐을 텐데 주제당 발표 15분에 질문은 10개, 답변은 2분으로 제약이 있었다"면서 "대답에 틀린 사실이 있으면 반박을 하고 추가 토론을 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재개 측 자료에 틀린 수치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일자리 720만개가 사라진다거나 가스 발전으로 대체했을 때 추가비용이 122조원이라는 주장들은 틀린 계산인데, (시간이 부족해) 이를 반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건설중단 측 토론자들은 공론화위가 건설재개 측이 성차별적 발언을 하거나, 발표자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 등 '파울 플레이'를 했는데도 공론화위가 제재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양이 처장은 "건설재개 측 한 발표자는 '자동차 사고 나면 내 부인은 '어머' 하고 놀라기만 하는데 나는 왜 사고가 났는지 접근한다'며 건설중단 측 여성 패널을 겨냥한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면서 "공론화위에서 그런 모욕적 발언이나 네거티브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발표·토론자를 11일까지 제출하기로 돼 있었는데, 발표자가 누군지 건설재개 측에서는 우리 측에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이런 공정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제재가 없었고, 시민참여단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공표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토론회 뒤 참여 시민 471명을 대상으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중단·재개를 묻는 마지막 4차 조사가 이뤄졌다. 토론회에서의 분위기가 정부의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교수는 시민참여단 분위기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 "기존 언론 보도의 영향 탓인지 대다수 시민이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와 원전의 위험성 문제가 아닌 '전력 수급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양이 처장은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시민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하면서 "전반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충분한 숙의가 이뤄졌는지 물음표로 남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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