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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유해시설에도…'포켓몬 고' 인기의 이면

입력 2017-02-0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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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고'가 한 발 늦게,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지 2주가 됐습니다. 역시나 인기가 대단하지요. '포세권'이란 말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즐기는 건 좋지만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부분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보시지요.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의 보라매공원입니다. 지금 제 뒤로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가만히 서 있거나 조금씩 움직이며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습니다. 이쪽을 한 번 보실까요. '포켓몬 고 게임으로 인한 사람과 시설물 간에 충돌에 주의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정말로 이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 고를 즐기기 위해 여기까지 나와 있을까요?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 괴물을 잡기 위해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들부터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까지, 포켓몬 고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곳곳에서 환호성도 터져 나옵니다.

[잡았어! 잡았어 엄마 잡았어.]

게임 아이템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가상의 장소 '포켓스탑'이 많다고 알려지면서, 이 공원은 순식간에 이른바 '성지'로 떠올랐습니다.

[박현철/서울 신대방동 : 사람 엄청 많아졌어요. (전에는) 여기 전체 봐도 20~30명 정도였던 것 같은데…]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 곳은 또 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노인 쉼터로 꼽히는 탑골공원입니다.

[요즘 그런 사람들 많이 보니까. 자꾸 전화기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은 많아. 이거 (스마트폰) 쳐다보고 하는 사람들은 많아. 저런 사람들. 저기 봐.]

탑골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조각상과 벽화 등이 포켓스탑으로 지정되면서 근처에 나온 이용자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명소가 됐습니다.

[김홍렬/경기 수원시 권선동 : 탑골공원 여기 옆길을 가본 거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요. 어르신들 장기 두시는 곳, 담소 나누고 산책하러 오시는 곳, 그런 느낌이 컸죠.]

국내 정식 출시 2주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문제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스 정류장 앞에 얌체 이용자들이 차를 세워 대중교통 이용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하면, 이렇게 불법 주차된 차들로 소방차가 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포켓스탑이 유해시설 가까이에 있지만 접근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대형 백화점 뒤쪽입니다. 이 골목에도 이렇게 게임에서 보는 것처럼 무료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두 곳 있고요. 실제로 여기까지도 걸어 나올 수 있는 건데요. 하지만 이곳은 24시간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된 불법성매매 업소 집결지입니다.

[너무 휴대전화만 보고 가니까. 지나다니면서 유흥업소가 보이면… 빨간색(조명) 이런 게 보이고 그러면 애들한테 안 좋을 것 같아요.]

경기도 수원역 주변에도 이런 장소가 있다는 이용자들의 제보에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지역 입구 주변에서 포켓스탑이 발견됩니다.

개발사 측은 문제점이 확인되면 수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포켓몬 고의 인기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유적지나 기념관에 발걸음이 이어지는 등 순기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있어 개발사의 빠른 조치와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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