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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민주당계 올드보이' 이합집산의 역사…이들의 앞날은?

입력 2021-12-3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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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5년 민주당을 탈당했던 천정배 전 의원이 돌고 돌아 조금 전 복당했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도 곧 민주당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반문과 혁신을 이유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올드보이들의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가 모이고 모였다가 헤어짐을 반복하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죠. 대한민국의 정당사는 그 자체로 이합집산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데요. 특히 지난 5~6년 간 민주당 계열 인사들이 밟아 온 경로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역대 최다인 6명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굵직한 정치인들인데요. 공통점은 모두 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적을 뒀던 인사들이란 점입니다. 오늘은 제가 레일을 타고 이들 6명의 이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소위 통합을 한다면 선거 과정에서 하느냐 선거 후에 하느냐 이것도 사실 논쟁거리잖아요. 가능하면 선거 과정에서 그런 연합을 해낼 수 있다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그런 기대는 하고 있죠.]

이재명 후보, 연일 통합 행보 중입니다. 특히 대선 전 여권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앞서 대사면을 천명했죠. 대사면 대상은 지난 2015~2016년 '반문'과 '개혁'을 기치로 탈당했던 구 민주계 인사들인데요.

[정동영/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2015년 1월 11일) :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제가 실현하고자 했던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정당이 아닙니다.]

[천정배/전 의원 (2015년 03월 9일) : 야당 후보와 그 주변의 패권세력은 폐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민의 고통을 5년 연장시키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고야 말았습니다.]

오늘의 인물 6명 모두 대사면 대상에 해당하는 분들이죠. 여기에 먼저 응한 이가 바로 천정배 전 의원입니다. 돌고 돌아 오늘 다시 민주당에 복귀했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도 복귀가 임박했다고 합니다.

[천정배/전 의원 : 오늘 저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송영길 대표님을 비롯한 민주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강력한, 유능한 리더십과 비전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재명 후보께서 그런 일을 잘 해내실 훌륭한 지도자라고 믿습니다.]

여기서 오늘 6명의 정치 이력 노선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들의 공통 뿌리는 새정치민주연합, 그러니까 현 민주당이죠.하지만 또 다른 새정치를 꿈꾸며 모두 당을 떠났죠. 이들이 1년여 간의 유랑 생활 끝에 다시 한데 모인 새 둥지, 옛 국민의당이었습니다.

[안철수/당시 무소속 의원 (2016년 1월 25일) :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하면서…]

[천정배/당시 무소속 의원 (2016년 1월 25일) : 최근의 상황을 보면 지금 말씀하신 그런 (민주당의) 패권주의 해체 가능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김한길/당시 무소속 의원 (2016년 1월 25일) : 천정배 의원님하고는 오랫동안 상당히 여러 번 만남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함께 나눠왔습니다.]

[박인복/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측 대변인 (2016년 2월 19일) : 정동영 전 장관은 국민의당에 합류해 총선 승리와 호남 진보 정치의 복원을 위해 백의종군한다.]

[손학규/당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2017년 2월 17일) : 최초로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룩한 새정치국민회의와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국민의당이 진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두 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한솥밥을 먹게 된 건데요. 민주당 탈당, 그리고 국민의당에서 재회까지는 모두 같은 경로를 걷게 된 셈입니다.

이렇게 거물급 올드보이들과 안철수의 동거가 시작됐죠. 호기롭게 닻을 올린 국민의당, 20대 총선을 거치며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하며 승승장구하는데요. 양당 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대안 세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죠.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 지난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됩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이끌던 바른정당과의 합당 문제를 두고 갈라진 건데요.

[박지원/당시 국민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7년 10월 23일) :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민주 정부가 세워져야 된다.' 민주 정권들, 세력들이 집권을 해야 된다. '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해야 된다.' 그리고 '호남 차별이 없는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이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여기에서 만약 일탈하는 하나라도 생기면 제가 움직이는 것에는 굉장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천정배/당시 국민의당 의원 (2017년 12월 13일) : 통합은 결국 자유한국당을 포함하는 반민심, 반문재인, 반개혁의 '신 3당 합당'이나 '적폐연대'로 귀결되는 것 아닙니까?]

결국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합당을 선언하고 이 6명은 반반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세 사람은 합당에 반발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합니다. 국민의당이 두 동강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민주평화당 창당발기인 대회 (JTBC '뉴스룸' / 2018년 1월 28일) : (보수) 야합 저지하고 촛불혁명 완수하자. (완수하자. 완수하자. 완수하자.)]

반면 김한길·박주선·손학규 세 사람은 그대로 잔류했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정당인 바른미래당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 가는데요.

하지만 흩어진 이 두 그룹의 동거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민주평화당 3인방은 또 다시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민주평화당은 창당 1년 반만에 분당 사태를 맞게 되는데요. 반(反)정동영계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내걸고 탈당한 겁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당이 대안신당입니다. 그렇게 정동영 전 의원을 남겨둔 채 박지원·천정배 두 사람은 대안신당으로 떠납니다.

[박지원/당시 대안신당 의원 (지난해 1월 22일) : 우리 대안신당의 천정배, 유성엽, 장병완, 박지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도부에 가지 않겠다고 내려놨고…]

바른미래당 잔류파의 길도 순탄치 않았는데요. 김한길 전 의원은 투병 생활 등을 이유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았죠. 이후 바른미래당 당권을 잡았던 손학규 대표를 두고 당은 또 다시 내분 조짐을 보입니다. 4·3 보궐선거 참패에 이어 옛 바른정당 인사들이 손 대표를 보이콧하면서 계파 갈등이 격화됐죠. 끝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의 연이은 이탈로 두 차례의 분당 사태를 겪었는데요.

[손학규/당시 바른미래당 대표 (2019년 12월 13일) : 지난 4월부터 탈당을 결심했다고 하는데 신당의 당명까지 발표해놓고 바른미래당 당적을 유지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뿔뿔이 흩어졌던 이들이 다시 손을 잡게 된 계기가 민생당 창당입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중도 통합이란 명분 아래 한 지붕 아래 모인 건데요.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일부 호남 인사들만 남은 상황이었죠.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도 결별 이후 제대로 된 활로를 모색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조롱 속에서도 선택지는 재결합 뿐이었습니다.

[손학규/당시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해 2월 24일) : 우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만 나를 양보하고 대의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통합의 길에 나섰습니다.]

[정동영/당시 민주평화당 대표 (지난해 2월 24일) : 분열은 나쁜 것이고 통합은 좋은 것입니다. 이제 무거운 마음으로 국난 극복, 그리고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길에 나서는 이 자리입니다.]

하지만 민생당은 21대 총선에서 단 하나의 의석도 얻지 못하는 치욕을 당하죠. 20석에 달하던 원내 3당이 창당 2달 여만에 원외 정당 신세로 추락하는데요.

[손학규/당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 (지난해 4월 16일) :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주신 후보자 여러분과 당직자와 지지자 여러분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습니다.]

총선 참패 후 민생당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왔는데요. 주축이었던 올드보이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이제 간판마저 위태로운 처지가 됐습니다. 가장 먼저 민생당 탈출을 감행한 건 박지원 전 의원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살길을 찾아 떠난 건데요.

[박지원/당시 국정원장 후보자 (지난해 7월 27일) : 제가 만약 국정원장에 취임한다고 하면 저에게 솔직히 국민들이나 일부 언론, 특히 통합당 등 보수 측에서 염려하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엑소더스'가 더 가속화됐습니다. 손학규 전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했죠.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달 29일) : 손학규 저 사람이 미쳤나? 대통령병에 걸렸나? 노욕 아니야? 노추 아니야? 온갖 비난, 야유, 조롱 제가 다 받겠습니다.]

진영논리의 붕괴라고 해야 할까요?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행보를 택한 이들도 있죠. 박주선 전 의원과 김한길 전 의원입니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고요. 한동안 정계를 떠났던 김 전 의원도 윤석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복귀를 알렸습니다.

[김한길/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지난 12일) :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입니다. 그런데 정권교체를 실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윤석열 후보뿐입니다.]

그리고 남은 2명인 천정배·정동영 전 의원, 기나긴 역정 끝에 더불어민주당 복귀를 신고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이합집산이 뭔지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이 6명의 정치 노선도 여기서 끝이 아닐 테죠. 이들의 정치 레일 앞에 또 어떤 만남과 이별이 기다릴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구 민주당계 올드보이들 이합집산의 역사…이들의 앞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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