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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솜 재취업 전 농협부행장…1400억대 특혜성 대출마다 연루

입력 2015-08-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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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솜 재취업 전 농협부행장…1400억대 특혜성 대출마다 연루


농협의 리솜리조트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농협은행 여신담당본부장으로 퇴직 후 리솜리조트 임원으로 재취업한 신모(61) 전 부행장이 재직 당시 리솜리조트 관련 모든 대출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다.

6일 농협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충청도 출신 신 전 부행장이 지난 2005년 1월 태안군지부장으로 발령 난 시기를 기점으로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이 태안군지부를 통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에는 1월과 4월 2차례에 걸쳐 시설자금 명목으로 50억원, 89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이듬해 11월에도 태안군지부를 통해 시설자금 명목으로 80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부행장이 2007년 태안군지부장에서 여신심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 금액은 더욱 크게 늘었다. 농협은 리솜리조트에 2007년에 300억원, 2008년에 250억원을 대출해줬다.

당시 농협은 대출 신청 금액이 150억원 이하인 대출 건에 대해서는 부부장급 선에서 의결하는 여신심의회에서 심사를 했으나 150억원 이상일 경우 부장급에서 의결하는 여신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신 전 부행장이 결정권을 가지게 된 시점부터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 금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신 전 부행장은 농협이 지난 2011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리솜리조트에 대한 담보 비율을 30%에서 70%로 상향 적용하고 연대보증인 없이 280억원을 추가 대출해줄 당시에도 여신심사부장을 맡고 있었다.

이 대출에 반대했던 한 농협 관계자는 당시 심사 업무를 맡고 있던 한 관계자로부터 "뒤에 누가 있는 줄 아느냐? 사인 안 하고는 못 배길거다"는 협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행장은 지난 2012년 여신심사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리솜리조트는 2012년에도 280억원을 대출받았다.

신 전 부행장은 2012년 12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후 리솜리조트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관련해 농협 한 관계자는 "리조트 업계에서 금융권 퇴직자들을 모셔가는 일은 흔한 일"이라며 "리조트 사업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후 리솜리조트는 지난해 9월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농협으로부터 시설자금이 아닌 운영자금 명목으로 230억원을 또다시 대출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리솜리조트 관련 대출 심사, 승인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리솜리조트에 대한 농협의 특혜성 대출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배경에는 신 전 부행장과 신상수(58) 리솜리조트 회장의 유착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모두 1640여억원에 달하는 대출 대부분이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 이전에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2007년부터 농협중앙회를 이끌어온 최원병(69) 회장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로 '영포회'의 핵심 인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 실무자들부터 단계적으로 소환해 이번 사건이 최 회장의 개인 비리인지, 농협중앙회가 조직적으로 연루된 대출비리인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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