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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어떤 의미인가

입력 2015-12-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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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갔다는건 어떤 의미인지 정부 여당은 '우리 경제 현실이 비상상황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봐야하는 건지… 경제부 이가혁 기자와 이야기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국가신용등급' 이걸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국가신용등급은 한 국가가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디스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신용평가 회사인데, S&P, 피치 등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입니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그 나라 기업의 평가에도 영향을 주고, 외국인 투자나 주식 시장이 침체되는 등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파급력이 상당합니다.

[앵커]

좀 전에 리포트의 그래픽에서 보면 우리보다 위에 있는 나라는 7개 나라밖에 없는데요. 우리가 그만큼 경제 수준이 올라갔다, 이렇게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중국, 일본이 우리보다 낮은 등급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신용등급 순위가 국가 경제력이나 선진국 순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외환보유고, 정부의 부채 상환 능력, 대외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력을 주로 보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많은 시청자들이 의아하고 궁금했을 부분이,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국가 비상사태다,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상황에서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올렸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네, 먼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위기 관련 발언을 보시면, 1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사전에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큰 위기에 빠지고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거나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위기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도 준비해야 할 것" 등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발언인데 '위기', '비상' 이란 말이 너무 쉽게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법안 통과를 위해 경제위기론을 지나치게 부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그러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이 위기라는 건 결코 아니다.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려면 빨리 하자는 의미"라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앵커]

청와대의 비상사태 얘기는 여당 내에서도 과장됐다,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럼에도 경제 상황은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는 것들은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면 무디스의 오늘 신용등급 상승은, 이건 뭔가 배치되는 느낌이라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국회 법안 처리를 위해 경제위기론을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있던 차에, 경제위기와는 반대되는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은 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움직임으로 국가 경제 위기 자체를 진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창선/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게 장기 저성장, 저물가 체제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할 때보는 것은 (주로) 정부부채 상환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지난주처럼 청와대나 정부의 위기론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역시 또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우석훈/경제학 박사 :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것에는 다들 동의할 텐데요.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1~2주 내에 그것을 안 하면 큰일 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필요해요. 그것이 어떤 변화이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할지 좀 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그 정책이 오래갑니다.]

[앵커]

국가비상사태라는 게 부풀려졌고, 이게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승하고는 성격이 다른 거다 이런 얘기인데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하고 이런 것들이 반영이 잘 안 됐다는 지적이 있죠?

[기자]

헬조선 이런 말이 있는데, 무디스는 이런 소득 불균형이나 삶의 질 이런 것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신용평가에 언급된 구조 개혁, 또는 상환 능력이라는 항목 자체가 지나치게 신자유주의 성격에 입각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당장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인 것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부의 지나친 위기 의식이 정책 결정에 부당하게 영향을 줘서도 안된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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