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미안하다' '죄송하다'입니다. 금메달을 못따서 미안하고, 이기지 못해서 죄송하고…하지만 정말 우리 선수들이 미안해야 할 일일까요.
김진일 기자입니다.
[기자]
메달을 못딴 선수도,
[사재혁/역도 국가대표(실격) : 모든 분들이 많이 기대했을텐데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고 진짜…]
동메달을 딴 선수도,
[박태환/수영 국가대표(은1.동6) :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고요.]
심지어 은메달을 딴 선수까지,
[양학선/체조 국가대표(은1) : 아시안게임이 우리 한국에서 열렸는데 금메달을 못따서 너무 죄송스럽고요.]
한결같이 사과를 합니다.
금, 금, 금.
금메달만 기억하고 반기는 우리 사회가 최선을 다한 그들을 고개 숙이게 만든 건데요.
[이대택/국민대 체육학과 교수 : 그들한테 많은 기대를 해서 금메달 따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국민 모두가 그들한테는 미안해야 돼요. 스포츠는 메달이 (전부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금메달 수로 매기는 순위에서 2위를 목표로 세운 우리나라, 미국은 국제대회에서 전체 메달 수로 순위를 집계합니다.
[김태용/서울시 서대문구 천연동 :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세계에서 2, 3위 한 건데 금메달 못 땄다고 뭐라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박주연/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 메달색은 중요한 것 같지 않고요. 같이 즐겼으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0대 13으로 지고도 최선을 다했다며 두 손 들어 박수친 몰디브 여자축구팀, 이길 줄 아는 것보다 즐길 줄 아는 게 진정한 승자의 모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