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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거침없는 어벤져스2…서울 경제 효과는?

입력 2015-05-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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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영화 거의 1000만에 육박한다고 하죠. 2조원 플러스알파. 영화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 효과를 이렇게 추산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쪽에선 약 39억원을 지원해 주기도 했는데, 영화가 흥행할수록 이런 홍보 효과, 과연 있는 건지 의문도 계속 제기됩니다. 오늘(11일) 팩트체크에서 이 내용 짚어볼 텐데, 어벤져스2를 본 미국 현지 관객들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니 그 결과가 상당히 궁금하군요.

김필규 기자, 우선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추산한 겁니까? 2조원 이상이라는 것은?

[기자]

우선 한국관광공사에서 홍보 효과로 4천억원을 이야기했는데, 원래 미국 영화관에 30초짜리 광고를 틀려면 40달러 정도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서울이 20분 나왔죠. 그러니까 여기에 곱하기 40을 하게 되는 거고요.

여기에 미국 내 상영관, 또 다른 나라 전체 스크린 수를 곱해서 계산하니 약 1억4천 달러, 우리 돈 약 1500억원 정도가 나왔고요. 여기에 TV와 비디오를 통한 노출 등까지 감안하면 4천억원 정도의 홍보 효과가 있다고 본 겁니다.

또 이렇게 해서 국가 브랜드가치가 0.1% 정도 오를 거라 예상했고, 그렇게 되면 결국 2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 거죠.

[앵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39억원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서울 시내를 이렇게 다 빌려줬는데 우리가 돈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39억원을 줬습니다. 그건 그만큼 아까 얘기한 그만큼의 효과가 날 것이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잖아요.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실제로 외국 사람들이 서울을 얼마나 인식하게 되느냐가 우선 중요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서베이몽키라는 글로벌 설문조사업체를 통해서 미국과 영국의 설문패널 637명에게 물었는데요.

일단 어벤져스2를 본 경우 영화 속에 서울이 나오는 것을 알아챘느냐는 질문에 37%가 그렇다고 답했고, 나머지 63%는 아니라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경우엔 서울이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6.8%에 불과했고요. 물론 웹상으로 진행됐고 정교한 여론조사는 아니었지만, 영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대략적인 의견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아무튼 보고 나서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서울인지를 몰랐다. 이건 조금 그렇기는 한데요. 뭐랄까요. 서울의 어떤 랜드마크들이 외국 사람들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도 한편으로 하고요. 일단은 한국 사람들보다는 서울이 촬영지라는 것을 모르는 외국사람들이 더 많다.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본 사람 중에서 그러면 서울의 이미지가 어떻게 비쳤느냐. 이것도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어벤져스 제작진이 당초 서울을 어떻게 그리겠다고 했는지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스 웨던/<어벤져스2> 감독 : 우리는 서울을 최첨단 과학 도시와 매우 발전된 도시로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3월 문체부도 서울시와 경찰청 관계자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마블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묘사할 것"이란 약속이 담겼습니다.

실제 그러면 외국인들이 보기에 조스 웨던 감독이 이야기한 대로 영화 속 서울이 첨단 미래도시로 그려졌는지 물었는데, '그렇다'는 대답은 56%, '아니다'가 12.5%였습니다.

[앵커]

잘 모르겠다도 31.3%. 이건 조금 절반은 그래도 넘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렇지 못했던 사람이 꽤 있는 이유. 서울에서 그러면 어떤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똑같은 설문조사를 사실 한국 관객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외국 관객과 한국 관객 간의 답이 좀 달랐는데요.

한국에선 공중전을 벌이던 한강과 서울의 스카이라인, 또 오토바이 추격신이 벌어진 강남 한복판을 인상적 장면으로 꼽은 반면, 미국, 영국 관객들은 지하철 전투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습니다.

사실 제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 중에 하나였는데, 지하철 안이나 지하철이 멈춘 곳이나, 여기가 한국인지 어딘지 알기 힘든 배경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물론 안에 타고 있는 다른 손님들이 한국 사람이지만 서양 사람들한테는 그게 구분이 잘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빛둥둥섬도 나오긴 하는군요, 8.3%로. 글쎄요. 외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같은 영화를 보고 다른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가 가는 그런 상황인데, 관광공사하고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 속에 서울의 모습 그걸 보면서 관광객 수가 늘 것이다. 사실 핵심은 여기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0년에 한국-태국이 공동으로 '헬로 스트레인저'라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서울이 배경이라 태국 관광객 수가 37% 늘었는데 어벤져스2도 같은 효과를 기대한 거죠.

이와 관련해서도 어벤져스2를 본 미국, 영국인에게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졌는지 물었더니 '그렇다'가 17.5%, '아니다'가 58.7%였습니다.

[앵커]

이건 조금 실망스럽기는 한데요. 잘 모른다도 아니고 아니오로 대답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는데 예라고 대답한 게 17.5%. 그래도 저 정도라도 와서 우리 관광에 도움이 되면 당초에 목적한 그런 경제적 효과가 나올 수는 있을까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는 했는데요.

일단 서울시가 이 촬영에 대가로 나가는 돈 39억원 아닙니까? 결국 정부 돈이라 민감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정인교 교수/인하대 경제학과 : 원래 객관적 통계치가 있는 경우는 그걸 바탕으로 해가지고 일종의 분석을 해서 추정치를 내는데요. 이번에 어벤져스2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통계가 사실은 별로 많지 않았고, 한국이나 서울 부분이 얼마나 명확히 나오는가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하여튼 엉터리로 만든 숫자의 대표적인 예라고 봐야죠.]

한편 광고 전문가들 중에는 이런 대형 영화에 로케이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영화가 이제 처음이라면 앞으로 또 다른 영화들이 여기가 촬영하기가 좋구나 해서 자꾸 오면 이미지가 훨씬 더 좋지 않겠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 설문조사만 놓고 보자면 일단 어벤져스2로 인해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당초에 내놨던 것보다는 훨씬 적다,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예.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SNS를 통해 "서울시가 이미 어벤져스2 촬영 유치에 성공했고, 조만간 스타트렉3도 서울에서 촬영하게 됐다"는 내용을 남겼는데요.

이런 사업 앞으로 계속 진행될 거라면, 나랏돈 들어가는 일이고, 시민 불편도 감수해야 하는 만큼 그 비용과 효과에 대해서도 더 철저한 분석 있어야 하겠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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