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유기견 2천마리, 또다시 버려질 위기에

입력 2015-02-26 21:07 수정 2015-02-26 22:2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애견인구가 1000만 명을 육박하면서 버려지는 개들도 한 해 10만 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다행히 구조가 돼 보호를 받는 개들도 있는데요, 경기도의 한 보호소에서 길러지고 있는 유기견 수천 마리는 또다시 버려질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그다음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강신후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도로변입니다. 이곳에 동물보호소가 있습니다.

지금도 개 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16년째 운영되고 있는데요. 당장 다음 달이면 이 많은 동물들이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들어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입구부터 발딛기가 무섭게 개들이 몰려들어 작업복을 입어야 합니다.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개들이 곳곳에서 짖어댑니다.

들어와서 조금 걸었는데 이렇게 많은 개들이 몰려듭니다. 버림을 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버린 개. 심하게 학대를 받거나 오랫동안 굶어 죽음의 위기에서 간신히 구조된 개, 사연도 다양합니다.

이런 개가 많다 보니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쳐 10번도 넘게 이사를 다녀야 했습니다. 결국 인적이 드문 이곳 도로변 야산에 정착했습니다.

보호소 안에만 개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게 버림받아서 상처가 아직 씻기지 않은 개들이 있습니다. 바로 저런 개들인데요.

제가 이렇게 접근을 하면 도망을 갑니다. 이 때문에 보호소에서는 밖에 밥그릇을 놓고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공경희 원장을 만나봤습니다.

[공경희 원장/동물보호소 '애린원' : 많이 버려져요. 휴가 때. 버리는 사람은 이유도 없이 버리는 것 같아요.]

보호소 직원분이 사료를 주고 가고 있는데요. 이걸 한 번 보면, 상당히 묵직한데. 20kg이 됩니다.

개들이 많아서 사료도 많이 줘야 될 것 같은데, 약 어느 정도 들어가나요?

[(하루에 몇 포 정도 나가나요?) 40포에서 50포 들어갑니다. (비용은 얼마정도 들어가나요?) 비용은 (하루에) 90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공간도 넉넉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사나운 개도 있습니다. 별도 관리가 필요한데 우리 수가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합사를 해 싸움이 붙고 저기 보시는 개처럼 곳곳에 상처를 입은 개도 있습니다.

번식을 막기 위해 중성화 수술도 하지만 새끼를 가진 채 버려진 개들이 새끼를 낳는 것을 막을 순 없습니다.

이곳 우리는 연탄연기가 자욱합니다. 연탄을 쌓아놓고 연탄난로를 피워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새끼를 배거나 낳은 개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철망마다 짚을 깔아 새끼와 어미를 보호하고 있는데요. 새끼들이 어미의 젖을 부지런히 빠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버림받은 개들이지만 이렇게 작고 귀여운 생명들이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4명. 2000마리의 개와 고양이까지 관리하기에는 버겁습니다.

[이경섭/애린원 직원 :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세면하고 여기서 7시부터 일을 합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금방 무너질 것 같은 판자와 컨테이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는 곳 주변에도 개들 천지입니다. 때문에 안전뿐만 아니라 위생도 열악합니다.

그런데 보호소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왔습니다.

국유지로 알았던 이곳에 새로운 땅 주인이 나타나 소송이 벌어졌고, 법원은 다음 달 말까지 동물보호소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부지를 비워준다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남습니다.

관할지자체는 쏟아져 나올 개 처리 계획조차 없어 보금자리를 잃은 유기견들이 들개가 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겁니다.

[포청시청 관계자 : 법원에서 강제 집행을 하면 개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그 개 처리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법적으로 유기견은 10일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버림받고 상처받은 동물들이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급증하는 애견인구에 걸맞은 동물보호정책이 절실합니다.

관련기사

[밀착카메라] 문이 스르르…기우는 아파트, 무슨 일? [밀착카메라] 4m 담벼락 넘나들며 '위험한 등교'…왜? [밀착카메라] 요우커 쓸고 간 뒷자리엔…'웃고 울고' [밀착카메라] 연휴 전날까지 분주…막바지 '택배전쟁' [밀착카메라] 사고·먹튀까지…'부실' 국토대장정 추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