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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림이 주사기엔 '약물 정보' 없었다…"터질 게 터진 것"

입력 2022-05-05 20:28 수정 2022-05-05 21:51

'투약 실수' 배경은 주사제 부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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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실수' 배경은 주사제 부실 관리

[앵커]

5년 전, 이대 목동병원에서 신생아 네 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정부는 병원의 주사제 관리를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제주에서 코로나에 걸린 13개월 된 아기가 숨진 병원에서도 주사제를 부실하게 관리해 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최광일 피디입니다.

[기자]

제주대학교병원장이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13개월 유림이 사망 사건을 '투약 오류'라고 적었을 뿐, 의료기록 삭제와 관련한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간호사의 단순 투약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찮은 점도 있습니다.

처방된 약물, 에피네프린은 주로 심정지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주사하는 응급 약물입니다.

증기로 들이마시면 기관지를 확장시켜 숨 쉬기가 편해집니다.

그런데, 간호사는 에피네프린 5mg을 링거줄에 꽂아 혈관에 주사했습니다.

영아 기준치 0.1mg의 50배가 넘는 치사량이었습니다.

통상 대학병원에선 주사제 앰플을 주사기에 옮기면 약물 이름과 환자번호, 이름, 보관 방법 등을 종이 라벨로 붙입니다.

투약 오류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유림이 사건에선 이런 과정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대병원은 주사 바늘을 제거하고, 안전캡을 씌우면 호흡기 분무용 주사제.

바늘이 있고 안전캡이 없으면, 혈관 주사제로 단순하게 구분했습니다.

유림이 주사기엔 안전캡이 없었습니다.

[제주대병원 의료진 : 우리 간호사가 경황이 없고 이런 상황에서 안전캡을 바꾸는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맥류로 들어가게 된 거 같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터질 일이 터졌다"면서 "해당 병동이 평소 주사 관리가 부실했다"고 했습니다.

유림이 부모는 어제(4일) 국민청원글을 올렸습니다.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과 제주도민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철저히 조사해달란 겁니다.

[강승철/유림이 아빠 : 저희는 그 병원을 또 가야 되거든요. 저희 제주도에서 아프면 그 병원 또 가야 돼요. 근데 그 병원 어떻게 가요. 이제 그 병원 무서워서 어떻게 해요. 그 병원 믿어야 하는데.]

정부는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주사제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주사제 정보 표기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VJ : 장지훈 / 영상디자인 : 김충현·오은솔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강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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