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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파행 끝 21회 BIFF 개최가 답? 영화계 눈치싸움 씁쓸

입력 2016-09-08 10:01 수정 2016-09-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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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거듭하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년의 휴식 없이 치러지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꾸준한 논의 끝에 부산시와의 갈등, 영화계의 반발 등을 최소화 시킨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 21회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눈에 보이는 큰 프로그램들은 짜여졌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를 초청했으며, 개막작은 장률 감독의 '춘몽', 폐막작은 이라크의 '검은 바람'으로 확정됐다. 마스터클래스, 오픈토크, 아주담담, 야외무대인사, BIFF포럼 등 주요 행사도 예년과 똑같이 치러진다. 영화제에 참석하는 해외 게스트의 명단도 속속 완성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한다'는 것만 결정됐을 뿐 '누가' 참석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여전히 백지화 상태다. 6일 진행된 공식 출범 기자회견에서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이사장이라는 직위를 새로 부여받은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말만 반복했다.

▶영화계 비대위 9개 단체중 4개 보이콧·1개 유보

감독협회, 제작사협회 등 영화계 주요 9개 단체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한 지난 1년 6개월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마련, 부산국제영화제 측에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정관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영화제에 참석할 것이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시행되지 않을 시에는 불참하겠다는 보이콧을 감행한 것.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김동호 이사장을 중심으로 영화계가 바라는 정관개정을 이루려 했고 지난 7월 확정된 내용을 공표했다.

하지만 영화계의 이해관계는 갈렸다. 비대위 측은 보이콧 관련 자체 투표를 진행, 9개 단체 중 4개 단체는 불참, 4개 단체는 참석, 1개 단체는 유보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영화인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 아닌 반쪽짜리 영화제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무조건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해내야 한다는 마음은 영화인들은 물론 관객 모두 같을 것이라 본다. 정관개정을 이루는 과정도 한국 영화인들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완벽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영화제를 하는 날까지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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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배급사 및 제작사 등 불참 내정 '눈치싸움' 시작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까지 영화 관계자들은 셋만 모이면 "그래서 이번에 영화제 어떻게 치러진대요? 뭐 한대요?"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던졌다. 눈치싸움이다. 그리고 대화의 끝은 "우리는 안 갈 것 같은데…"로 마무리 됐다. 현재 쇼박스미디어플렉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배급사들은 매년 영화제에서 공식 행사처럼 진행한 '배급사의 밤'을 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같은 행사들은 영화인들이 함께 모여 즐긴다는 목적도 크지만 거물급 인사들이 자리하는 만큼 눈도장을 찍는다는 의미도 상당했다. 하지만 큰 행사들이 발을 빼고 보이콧이 100% 완벽하게 철회되지 않으면서 제작사를 비롯해 감독, 배우들은 참석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밀정', '아가씨', '내부자들', '덕혜옹주', '고산자', '그물'. '검은사제들', '비밀은 없다', '곡성' 등 초청된 한국영화 총 17편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 동안 초청작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오픈토크 혹은 야외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왔기 때문에 해당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그물' 팀은 현재 참석을 확정지었다.

이와 관련 한 배급사 관계자는 "지금쯤이면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TFT 팀이 꾸려져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 이전처럼 대대적인 프로모션이나 특별한 행사를 진행할 것 같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영화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한 기획사 측 관계자도 "초청이나 섭외 연락은 아직 없었다. 여배우 같은 경우는 드레스를 선점해야 하는 등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이러다 갑자기 오라고 할까봐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 관계자는 "국내 게스트는 영화제가 치러지기 직전까지 섭외가 이뤄졌고 변동사항이 많았다. 올해만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며 "개막식 사회자 등 우선 순위로 하나씩 차근 차근 결정되고 있다. 뜻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표했다.

▶1억 늘어난 예산…스폰서는 차질

김동호 이사장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예산은 지난해 8억에서 1억이 늘어났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 탓에 스폰서에는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예산을 완벽하게 마련하지 못했고 풍족한 영화제는 치르지 못하게 됐다. 이는 부대행사 등 행사 축소 등을 통해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이사장은 "올해 예산은 부산시 정기총회 때 이미 통과됐다. 변동이 없을 것이다. 다만 스폰서의 경우는 영화제가 올해 안정적으로 열리느냐, 안 열리느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논의하 시간이 없었다. 영화제 부대행사 등을 통해 조정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예산이 부족해도 추가 요구할 생각은 없다. 영화제 준비가 막바지까지 쫓기면서 기업에 스폰서를 결정할 시간을 드리지 못했다"며 "하지만 5월, 6월, 7월을 지나면서 이런 상황을 이미 예측했고 '어떻게 하면 내실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준비했다. 올해 영화제를 치르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조연경 cho.yeongyoe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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