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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공인구, 포크볼과 체인지업도 던지기 어렵다?

입력 2013-02-26 11:08 수정 2013-02-2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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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공인구, 포크볼과 체인지업도 던지기 어렵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 때문에 투수들은 괴롭다. 실밥을 채지 않는 구종도 잘 안 먹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

미국 롤링스사 제품인 WBC 공인구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보다 실밥 폭이 넓은 대신 도드라짐이 덜하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실밥 위에 손가락을 걸쳐 회전을 걸어야 하는 구종을 던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만져보니 공의 가죽 부분과 실밥 부분의 높이 차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실밥보다 가죽에 민감한 구종도 잘 안 먹힌다는 하소연이 들린다. 포크볼이 주무구인 대표팀 투수 윤희상은 24일 NC와 평가전에 첫 등판한 뒤 "포크볼 던지기가 힘들다. 가죽 부분이 미끄러워서 그런 것 같다"고 갸웃거렸다. 포크볼은 두 손가락과 공 사이의 마찰력이 중요한 구종. 대표팀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특수 진흙을 공인구 표면에 바른 뒤 투구하는 데도 그랬다.

WBC 공인구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에 비해 미끄러운 편이다. 끈적임도 덜해 실밥을 이용하지 않는 구종도 던지기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표팀 역시 공인구로 고전 중이다. 왼손 투수 우쓰미 데쓰야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인지업 역시 공의 표면에 영향을 받는 공이다.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있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점수는 점수대로 주고 로테이션까지 팀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전문가들은 "공인구 적응 실패는 그래서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투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공인구 문제는 대회가 시작돼야 좀 사그라질 것 같다. WBC 본선에선 전문가가 직접 진흙을 발라 놓은 공을 쓴다. 마찰력이 올라가 실밥을 쓰지 않는 구종을 던지는 데엔 지금보다 어려움이 줄어들 전망이다.

윤희상은 "형들이 경기 들어가면 공이 좋아진다고 하더라. 나도 다른 투수들처럼 빨리 적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도루 저지나 견제를 위해 송구를 해야하는 포수 진갑용과 강민호도 공인구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이중(대만)=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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