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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동연 "단일화는 없다"…복잡해진 여야 셈법

입력 2021-11-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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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3지대에서 대선 레이스를 뛰고 있는 두 사람이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주도권 싸움에 들어간 양상입니다. 또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신경전은 갈수록 거칠어 지고 있는데요. 관련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표현을 쓸 때 늘 따라 붙는 공이 하나 있죠. 추억의 탱탱볼 말고 하나 더 있습니다. 럭비공인데요. 일반 공과 달리 길고 끝이 뾰족하게 생겨서 다루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 그대로 제대로 못 다루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인데요. 지금 대선판에도 럭비공이 등장했습니다. 여도 야도 아닌 바로 '제3지대'입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3일)의 인물, 제3지대에서 경쟁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먼저 안철수 대표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지금 현재 여당의 후보 거기는 '간판 교체'죠. 지금 제1야당의 후보 제가 이렇게 좀 심한 말을 해서 죄송하기도 합니다만 거기는 '적폐 교대'가 될 우려가 많습니다.]

류 실장이 좋아하는 술자리 게임 노래 중에 이런 게 있죠. '이번 판은 나가X 입니다~다음 판을 기대하세요~',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인데요. 안 대표, 지금 여야 후보들로는 이번 대선판에 비전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죠.

[영화 '신세계' : 이러면 완전 나가X인데…]

출마 선언할 때부터 어차피 야권 단일화할 거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철수 없~다!"를 선언했습니다. 독자 행보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자기로 단일화하지 않는 한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국민의힘이 만약에 정권교체 진정으로 열망하고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양보한다면 확실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이죠. (안 대표님께 양보할 후보가 있을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지 않습니까?) 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국민의힘에 벽을 치는 이유는 뭘까요? 이준석 대표에게 악감정이 있어서일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준석 대표는)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저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요. 저는 제가 가진 에너지 모두를 쏟아부어서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어서요.]

이 대표,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놓고 '6개월 전부터 내 이리될 줄 알았다'고 비아냥거렸었죠. 안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자신의 상대는 이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힘 후보들이란 건데요. 양강 후보들을 향해 다소 야박한 촌평도 내놨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네거티브와 과거 발목잡기로만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까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2030쪽 민심이 많이 홍준표 의원 쪽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이건 왜 이렇다고 보시는지요?) 글쎄요. 여러 가지 발언들이 2030들이 듣기에 좀 시원하다, 그런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이다식 발언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오래가지는 못하거든요.]

안 대표, 요새 영화 '놈놈놈'에 빠졌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1일) :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합니다.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입니다.]

지금 나온 여야 후보들은 다 이병헌 아니면 송강호라는 얘기죠. 그럼 정우성은 누가 맡을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국민들은 혹시 여기 이 부분에서 질긴 분 한 분 추가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의지를 피력하시겠습니까?) 저도 놈 중에 한 사람으로 들어가긴 합니다만 좋은 놈이 들어갔다.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좋은 놈'은 자신이 맡겠다는 안 대표, '닮은 놈'과의 기싸움에도 들어갔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 정치세력 교체고 정치판 자체를 바꾸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1일) : 당선을 목표로 나왔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오늘) : 완주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또는 좀 편한 길을 가려고 생각했더라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제3지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건데요. 출마 선언 당일부터 김 전 부총리에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 전 부총리도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였다고 견제구를 던진 건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1일) :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 후보 같은 경우는 이번 정부 초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재경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그러니까 현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시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중도 주자는 자신 뿐이란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말 같은데요. 민주당, 실제로 김 전 부총리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오늘 김 전 부총리와 만났는데요. 김 전 부총리를 제3지대가 아닌 여권 FA 시장에 나온 대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완곡하게 영입 제안을 건넸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동연 위원장님이나 저나 문재인 대통령 정부와 같이 초기에 출범식을 협력했던 관계로서 애정을 가지고 있고, 김동연 위원장님의 기존에 뜻을 바탕으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또 새로운 금기 깨기라는 것을 통해 우리 경제 비전을 제시해가고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의 전략 역시 안 대표와 비슷합니다. 안 대표, 국민의힘 측이 보낸 러브콜을 단칼에 끊어버렸죠. 김 전 부총리도 송 대표의 면전에서 'No!'를 외쳤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 반란의 주체가 반란의 대상인 민주당을 직접 찾아왔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민주당 이재명 후보께서 경제공약을 발표하셨습니다만 저희로서는 또 납득이 안 되는 내용도 있어서…]

기득권 양당 중 하나인 민주당은 깨야 할 대상일 뿐이라는 말인데요. 다만 이재명 후보와 생산적인 토론을 해보고 싶다는 역제안은 건넸습니다. 일단 대화는 해볼 수 있단 생각인가 봅니다. 김 전 부총리는 안철수 대표에게도 밀리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였는데요. 안 대표가 시대교체를 내세우자 "여든 야든 안 대표든 시대교체의 대상"이라고 쏘아 붙였죠. 안 대표도 기득권 세력의 일부이자 '유쾌한 반란'의 대상이라고 지목한 겁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 이제까지 제3세력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봅니다. 첫 번째로는 전체 정치판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이 대통령 되려고 하는 데에 치중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기존의 양당 구조를 깬다고 하면서 그동안의 정치행태나 방법은 기존의 양당 구조를 따라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풍'은 10년 전에 끝났고 이제 제3지대에는 '연풍'이 불 차례라는 의미인 듯합니다. 안풍이든 연풍이든 제3지대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는 복잡한데요. 잠재력이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20대 대선이 여야 후보들간 '비호감 대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죠. 이럴 수록 어부지리를 취하는 건 제3지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다 많은 중도·무당층이 제3지대로 유입될 텐데요. 이준석 대표는 우선 집안 단속에 나섰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처럼 안 대표와 내통하는 내부자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제가 거간꾼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 밖에 세력과 교섭을 하려고 한다든지 아니면은 당을 대표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여러 이야기를 할 경우에 당의 기강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어느 후보가 후보로 확정된다 하더라도 당 밖에 대한 교섭이나 아니면은 당의 의견 지시는 철저하게 후보와의 상의를 통해서 진행해야 된다.]

이 대표가 안 대표에게 채찍을 들었다면 당근을 주는 사람도 있겠죠. 당근 전담 요원인 김재원 최고위원입니다. 안 대표를 자극하거나 모욕감을 줘선 안 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기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 세력에서 조금 더 가까운 안철수 후보가 5~6%, 예를 들어 10% 이렇게 점하고 있으면, (두 자릿수 아니어도 위협적이죠, 이 구도에서는.) 그렇습니다. 3%라도 위협적이에요.]

정리해보면요. 제3지대란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김동연 잡기, 국민의힘은 안철수 잡기에 공을 들이는 형국인데요. 두 럭비공이 잡힐지 아니면 제멋대로 튈지가 이번 대선판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제3지대 "끝까지 뛴다"…긴장하는 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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