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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인권 "여유로운 차승원 부러워…아등바등 살지 않더라"

입력 2016-09-27 10:59 수정 2016-09-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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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키즈로 오랜세월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기만을 바랐다. 여러 번의 '출연 불발' 끝에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영화로 더 의미가 깊은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김인권(38)에게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흥행은 강우석 감독을 위한, 그리고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꼭 한 번 느끼길 바라는 관객을 위한 바람이었다.

'코미디 연기의 장인'이라 불리는 김인권이지만 예능은 아직 공포의 대상, 신의 영역이다. 마음 먹고 출연했다가 작가들의 눈초리를 받은 적도 많다고. 그리고 아직은 연기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더 많은 열혈 배우다. 주·조연을 막론하고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가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연기하겠다는 김인권의 포부가 빛을 발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출연 결정의 가장 큰 이유가 강우석 감독이라고.


"무조건 출연하고 싶었다. 예전부터 바라왔던 꿈이다. 감독님은 나에게 너무 높이 계신 분이었다. 감독님의 작품을 어린 시절부터 좋아헀지만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사실 여러 번 물망에 올랐는데 늘 불발됐다. 이번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불발 된 작품은 무엇인가.

"굉장히 여러 편이다. 나에게 직접 시나리오가 들어온 것도 아닌데 따로 구해서 읽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이끼'는 정말 너무 하고 싶었는데 못 했다. 감독님 작품은 한 캐릭터에 여러 명의 배우들이 몰리기 때문에 최종까지 가도 끝내 선배들에게 밀렸다. 나이대도 애매했다. '난 언제쯤 할 수 있을까' 부러워 하면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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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

"코믹하게 극을 이끌어가는데 천부적인 능력이 있는 분 아닌가. '방가방가', '구국의 강철대오', '전국노래자랑' 같은 영화를 하긴 했지만 '공공의적'처럼 시원하고 통쾌한 작품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막연하게 '감독님 영화에 출연하면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 만나보니 어떻던가?

"처음엔 20대 초, 중반의 어린 캐릭터라 당황하긴 했다. 그래도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감독님의 현장을 꼭 경험해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찍은 신은 영화에 다 나왔다. 본편에 쓰지 않는 컷은 아예 촬영도 안 하시더라.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편하다. 믿음이 갈 수 밖에 없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더 쌓였을 것 같다.

"당연하지. 김정호 선생님과 감독님이 닮았다는 생각도 했다. '고산자' 슬레이트 판에 '강산자'라고 써놓기도 했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해야 하나? 현장에서 배우를 고생 시키지 않는 감독님이다. 그리고 대동여지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냐. 감독님의 연출법도 마치 한 치의 오차없는 지도를 만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회식도 많이 했나?

"많이 했다. 그 시간에 뭉친 에너지로 다음 촬영을 하신다고 하셨다.(웃음) 살갑게 말씀은 안 하시지만 내 사정을 다 알고 계셨고, 또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파악하고 계시더라. 대단한 능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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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매사 여유로운 점이 부러웠다. 난 늘 긴장한 상태로 살아간다. 여전히 카메라 앞에만 서면 긴장되고 너무 열심히 하려는 버릇이 있다. '나 왜 이러지? 여유 좀 가질 때가 됐는데?'라고 생각하던 차에 차승원 선배님을 만나 많이 풀어졌다.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것 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던가?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내가 긴장하면 관객들도 같이 긴장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여유로움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 같다. 차승원 선배님은 늘 유연했고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나중에 후배 배우를 만나게 되면 선배님처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남지현과는 깜짝 러브라인을 선보였다.

"연기를 할 때는 나이 차를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도 실제로 몇 살 차이가 나는지 모른다. 나는 20대 초반, 순실이는 16살이라는 작품 속 설정을 믿었다. 바우와 순실이의 관계가 알콩달콩 연애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지만 바우만 좀 흑심을 품은 것이지 순실이는 아는 오라버니 밥 챙겨주는 정도의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인터뷰 ③으로 이어집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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