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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주호영, 싸울 땐 '남남'…이준석 앞에선 '팀플'

입력 2021-06-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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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죠? 막바지에 달하면서 후보들도 막판 스퍼트 중인데요. 특히 선두인 이준석 후보를 쫓고 있는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발걸음이 빠른데요. 나 후보는 토론회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죠. 관련 내용을 박준우 마커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JTBC '뭉쳐야 쏜다'

방금 보신 게 바로 밀착 마크입니다. 이미 상대가 슛을 쐈지만 다리라도 끝까지 잡고 늘어지겠다는 의지, 마크맨 정신의 표본인 듯한데요. 이미 야당반장 딱지를 뗐지만요. 기왕 챙겨왔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소식, 마크맨으로서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습니다. 그래서 오늘(9일)도 '줌 인(Zoom 人)'은 야당 뉴스를 다룰 텐데요. 바로 인물 선정 들어가겠습니다. 제가 고른 오늘의 인물, 2명입니다. 이른바 '나·주곰탕'으로 불리는 콤비죠. 나경원,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입니다. 두 사람 모두 선두인 이준석 후보를 어떻게든 따라잡겠다며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데요.

일단 오늘 발표된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부터 살펴보면요. 이 후보가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형세입니다. 이 후보, 48.2%로 선두를 지켰고요. 나 후보는 16.9%, 주 후보 7.1%로 나란히 2·3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과 내일,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요. 두 후보, 이틀 내에 민심을 뒤집을 만한 비책이 있을까요?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민주당 정부로부터 민주당으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을 받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프레임을 받고 욕설을 당할 때 같이 보호해 주셨습니까? 그래서 책임을 다하는 리더십을 너무나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제 대선은 전쟁입니다.]

나 후보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눈물인 걸까요? 어제 토론회 도중에 자신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주 후보에게 원내대표 시절 강경 투쟁과 패스트트랙 재판 등을 두고 공격을 받자 감정이 흔들렸는데요. 그동안 혼자 속으로 삼키고 말 못할 억울한 사정이 있었나 봅니다. 오늘도 라디오 인터뷰 도중 잠시 목이 메였는데요.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한마디도 말씀 못하시던 분들이 세월이 좋아지면 늘 나타나시고 싸울 때는 사실은 이야기 안 하셨다가, 이제 다 예전에 너무 강경투쟁했다고 하시니까 (지금 말씀하시면서도 어제처럼…) 아닙니다. 왜 자꾸 저를 울보로 만드세요.]

진행자가 어제 눈시울을 붉힌 일에 대해 묻자 설명 도중 또 다시 서운함이 밀려왔던 거 같군요. 그런데 이제는 눈물 마저도 경쟁 대상이 됐나 봅니다. 오늘은 이준석 후보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만난 자리였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아직도 11년 전 때문에 트라우마에 치료비도 자부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모욕해야 됩니까? 저는… 다른 것은 몰라도 진짜 이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가장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두 사람인 만큼 감정 조절이 쉽지 않은 모양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사실 눈물도 정치력의 일종이긴 합니다. 나경원 후보는 과거에도 이따금씩 눈물을 보이곤 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019년 4월 19일) : 아이를 어린이집에 좀 맡아달라고 제가 업고 가서 정말 울면서 얘기했던 그런 기억이 났고요. 또, 아이를 초등학교에 그때 보내면서 또 느꼈던 차별, 그러고 나서 지금 현재 우리 아이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4월 2일 / 화면출처 : 유튜브 '나경원') :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아니 그렇게 욕먹고도 어떻게 정치를 하냐 그러시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파이팅!)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겠다고 그랬습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장애인 정책 간담회와 지난 21대 총선 유세 현장에 잠시 울먹였던 장면입니다. 이런 몇몇 사례로 인해 '눈물'이 나 후보 정치력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흘린 눈물도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적 차원일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우리 이준석 후보한테 제가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이준석 후보 참 말씀 잘하십니다. 그런데 정치는요… 머리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입으로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는 가슴으로 한다는 것을 좀 꼭 새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나 후보가 가슴을 택했다면 주 후보는 입을 택한 듯합니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가 시작된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국민의힘 당대표의 자리는 자그마한 낚싯배의 선장이 아니라 거대한 항공모함의 함장입니다. 국민의힘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을 이끌고 대양을 넘어 정권교체로 향하는 위대한 항해의 시작을 저 주호영과 함께해 주십시오.]

물론 상대 후보들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는데요. 여론조사상 3위인 만큼 1·2위 후보를 모두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현란한 언어의 유희나 강경 투쟁을 성과로 포장하는데 현혹되지 마시고 진정한 승부사를 선택해주십시오.]

앞서 나 후보의 감정선을 건드린 것도 주 후보였는데요. 두 후보,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듯하다가도 이준석 후보 앞에서는 어느 새 대동단결입니다. '윤석열 배제'와 '야권 통합 난항'을 고리로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먼저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불발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오른소리') : 어제오늘 언론이나 SNS 같은 데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을 주저하고 있다. 주저하고 있는 듯한 그런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서 그것도 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가 될 가능성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 ]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석열 후보를 이제 깎아내리는 듯한 표현이라든지, 또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 마치 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그런 발언들… 윤석열 전 총장을 좀 배제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그러면 윤 전 총장으로서 이 당에 가서 내가 정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회의적인 생각을 하지 않겠냐… ]

두 사람 모두 야권 통합도 이 후보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특히 국민의당과 합당이 무산될 가능성을 제기했죠. 이 후보가 안철수 대표와 사이가 안 좋기 때문이란 겁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 7일) : 그래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내가 사적인 것은 사적으로 하더라도 공적으로 한다, 이 말도 사실은 다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고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고…]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 1일) : 안타깝게도요. 권은희 의원께서 지난주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통합이 어려워진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이게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사이의 이것이 꼭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가지 공방이 있으면서 사실 감정의 골이 굉장히 깊은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의 협공은 이 후보 독주 체제라는 판을 흔들기 위해서일 텐데요. '반(反)이준석 단일화'를 추진할 명분은 약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집중 견제 뿐이겠지요. 거기다 둘 모두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중진으로서 정치적 입지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나경원·주호영, 싸울 땐 '남남'…이준석 앞에선 '팀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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