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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아베는 히로시마의 평화 교훈 잊었다"

입력 2016-05-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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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아베는 히로시마의 평화 교훈 잊었다"


NYT "아베는 히로시마의 평화 교훈 잊었다"


집권 후 평화헌법을 고쳐 보통 국가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추진해온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다. 하지만 정작 아베는 '히로시마의 평화주의 교훈'을 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태평양 전쟁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전쟁의 참화로 내몰다 '원폭 투하'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패전한 일본이 '전후 탈각'이라는 깃발 아래 위험한 재무장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 사실을 언급하며 원폭이 투하된 이 도시가 대표해온 전후 일본 사회의 이상이 희미해지고(fading)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NYT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전후 질서를 부정하는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보수주의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재집권한 이후 ▲국방비를 증액한 데 이어 ▲무기 수출 금지 조치도 해제했다. 아울러 ▲평화 헌법을 재해석해 '집단적 자위권'을 사실상 인정한 데 이어 ▲ 헌법 9조의 재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오바마 행정부의 환영을 받고 있지만, 일본군의 침탈을 기억하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본 고베 대학교의 마코토 이오키베 교수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일본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전통적인 전후 평화주의자들 사이에서 위기감을 깊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정책은 일본 내에서 반발에 부딪치고 있지만, 반발의 강도는 과거와 같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인들이 ▲잃어버린 20년 세월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 회생'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데다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과 핵무장을 추진중인 북한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국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사카 대학교 경제법학부의 아사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아베 총리가 하고 있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하지만 아베의 지지자들이 중국이나 북한을 구실로 내세울 때 그들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평화헌법을 고쳐 보통국가로 나아가려는 아베 총리의 시도는 마지막 시험 무대를 남겨두고 있다.

NYT는 아베 총리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치르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집권당인 자민당이 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앞으로 4년을 더 집권하게 되고, 평화헌법 개정주의자들은 그들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패전후 전쟁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 채 미국의 안보 우산하에서 경제 번영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강고한 전후질서도 일본내 거세지는 보수주의 세력의 집요한 공세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아베 총리가 헌법 9조를 개정해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를 뛰어넘으려 한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타다토시 아키바 히로시마시 전 시장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이 도시가 상징하는 가치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중인 흐름간의 명암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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