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마음껏 웃고 또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100년 전에도, 오늘날에도 그늘에 남겨진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쓴 글과 함께 세상의 어린이들을 정재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
[앨런 킴 : 하나,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봐 주시오.]
[우크라이나에서 온 자하르 : 하나,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우크라이나에서 온 미이라 : 하나,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해 주시오.]
[유나 : 하나,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하나,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우리 어린이들부터 멀리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이들에게까지, 백 년에 걸친 소파 방정환의 애정 어린 당부가 전해졌습니다.
어린이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당연한 말은 언제, 어디서나 상식은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선 어린이날을 맞아 전 세계의 아이들이 살아 온 팍팍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120cm 키의 어린 소녀는 방직 공장에서 쉼 없이 일해야 했고, 여섯 살의 흑인 아이는 백인에게만 허락된 학교에 나서며 인종 차별에 맞섰습니다.
전쟁을 피하려다 해안가에 쓰러진 난민 소년의 사진은 작은 몸으로 겪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무거운지 느끼게 합니다.
[남희숙/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 (어린이는) 보호받고 사랑받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 어린이날의 목적인데 (취지가) 구현이 됐느냐 돌아봤을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100년 동안 어린이날을 지켜오며 보호한 우리나라의 동심도, 코로나가 세상을 덮친 최근엔 힘든 일상을 견뎌야 했는데, 2년 만에 여럿이 모일 수 있게 된 오늘(5일)은 아이들에게 더 특별한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100여 명의 아이들이 함께 소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어린이만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유규열 /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