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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의만 빌려줬는데요?"…기준 없는 '무법천지' 코인세상

입력 2021-05-11 20:51 수정 2021-05-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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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신 코인, 즉 가상화폐 붐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피해만 봤다는 코인 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니, 기준이 전혀 없는 게 문제였습니다. 거래소 설립부터 코인 상장까지 기준이 하나도 없는 틈을 타서 주머니를 불리는 세력이 있는 겁니다. 관련 법이 없어 그야말로 '무법천지'인 코인세상을 JTBC가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만 배까지 뛰었던 이 코인은 지난해 말 상장폐지가 됐습니다.

함께 갑자기 사라진 비유명 코인, 이른바 '잡코인'은 스무 개가 넘습니다.

모두 국내 중소법인이 발행한 것들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일부 법인들이 거래소와 짜고 실체조차 불분명한 코인을 반짝 띄운 뒤 이익을 챙기고 사라지는 '작전'을 벌인다고 의심합니다.

[상장폐지 코인 투자자 : 말 그대로 허상이죠. (거래소가) 묵인하고 상장해서 가격 띄우고 차익을 얻으면서…]

상장 폐지된 한 코인의 발행법인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최모 씨는 국내 코인법인 4곳의 임원으로 등재됐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아는 건 별로 없습니다.

[최모 씨/코인 발행법인 M사 대표 : 저희는 내용을 몰라요. 계약서 쓴 것 하나도 없어요. 저는 명의 빌려준 것밖에 없어요. (거래소에서 알아서 한 거예요?) 그렇죠.]

코인 판매부터 수익 챙기기까지 다 거래소가 했단 겁니다.

[최모 씨/코인 발행법인 M사 대표 : (저희는 코인) 판 것 하나도 없어요. 코인으로 돈 1만원도 번 게 없는데… 다른 가상화폐도 보니까 다 얘네(거래소)가 만든 것 같던데…]

하지만 아직 코인에 대한 법령은 전무합니다.

거래소 설립부터 코인 상장까지 기준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업계에서도 일부 거래소들이 자기들만 돈을 버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셈이라고 말합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 : 도박장이에요. 거래소들이 (자기들이 보유한 코인 물량을) 노출 안 시키거든요. (그 상태에서) 가격이 내려가면 계속 호재 기사를 띄우고 코인을 팔아먹는…]

법이 없으니 투자자들로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을 입을 모읍니다.

[박주현/전 대한변협 IT블록체인특위 기획위원장 : 규제가 없는 틈을 탄 범죄 행각이기에 투자자 개개인이 (피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고…]

[강대구/가상화폐 거래소 대표 : 기준점 제시가 저희 업계에서는 가장 필요한, (법제화가) 안 되어 있다 보니 (유령코인이) 난립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영상취재 : 김준택 / 영상디자인 : 김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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