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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카카오카드' 주인 모르는 결제…피해자가 분노한 이유는

입력 2020-06-18 16:54 수정 2020-06-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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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카카오카드' 주인 모르는 결제…피해자가 분노한 이유는

저 그냥 얼굴 다 나오게 인터뷰할래요.


카카오 체크카드에서 자신도 모르는 돈이 빠져나갔다는 제보를 받고 만난 피해자 변지유씨는 말했습니다. 보통 제보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음성 변조를 하는 것과 달리 변 씨는 당당히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변 씨는 사고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21일 오후 5시쯤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카카오 체크카드에서 6만 3천 원씩 7번, 총 44만 원이 결제됐습니다. 결제 내역은 구글이었습니다. 변 씨가 바로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게임 구매한 것 아니냐, 정상 결제된 것이라 어쩔 수 없다"라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취재설명서] '카카오카드' 주인 모르는 결제…피해자가 분노한 이유는

일단 카드를 정지시키고 난 뒤에도 누군가 변 씨의 카카오 체크카드에서 돈을 빼내려는 시도가 감지됐습니다. 화가 난 변 씨가 다음날까지 카카오뱅크 측에 여러 차례 거세게 항의하자 그제야 "한 달 뒤 돈을 돌려주겠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변 씨가 분노한 지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동일 금액이 일곱 번이나 연속으로 결제가 되는 동안 카카오뱅크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피해를 본 고객이 도움을 요청했는데, 카카오뱅크가 너무 쉽게 고객 책임으로 돌렸다는 겁니다.
 
 
[취재설명서] '카카오카드' 주인 모르는 결제…피해자가 분노한 이유는

기사가 나가고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선 "피해자가 '구글 계정'에 카카오뱅크 체크 카드를 등록해놓아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변 씨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물론 어떤 카드도 구글 계정에 등록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변 씨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구글 사이트에서 카드 결제를 이용한 적이 없습니다. 변 씨는 사고 이후 구글 고객센터에도 연락을 취해 이 부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변 씨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했거나,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해외에서 정보가 유출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모두 변 씨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변 씨는 해외여행을 할 때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현금을 환전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를 한 적도,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적도 없습니다. 평소에 무통장 계좌 이체를 이용했고, 소액 결제는 핸드폰 결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정보 관리에 철저히 신경 썼습니다. 그래서 이번 피해에 더욱 분노했고, 강력히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설명서] '카카오카드' 주인 모르는 결제…피해자가 분노한 이유는

인터뷰 도중 변 씨는 "만약 내가 끝까지 강하게 따지지 않았다면 카카오뱅크 측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기사가 나가고 카카오뱅크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번 사고를 취재하면서 실망스러웠던 것은 카카오뱅크 측의 대응 태도였습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다른 카드사에서도 모두 다 있는 일이고 카뱅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문제 삼는 기자가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해외 카드 정보 도용 사건 중 하나로 치부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통상 해외 카드 정보도용 사건은 해외결제나 해외직구를 한 소비자 중에 생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피해자는 해외결제나 해외직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설령 다른 카드사에서도 피해자 같은 사례가 있었다 해도 카카오뱅크의 면죄부가 될 순 없습니다.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은 단순합니다. 불안한 고객을 위한 진심 어린 사과와 현실적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했습니다.

다정다감한 캐릭터로 전 국민의 친구가 된 카카오 프렌즈처럼, 카카오뱅크 역시 든든한 금융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는 고객들이 더는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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