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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첫 기후변화 결의안, 러시아·인도 반대에 '무산'

입력 2021-12-14 17:28 수정 2021-12-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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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기후 변화 결의안을 제안한 압두 아바리 니제르 대사 〈사진=유엔 안보리 홈페이지〉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기후 변화 결의안을 제안한 압두 아바리 니제르 대사 〈사진=유엔 안보리 홈페이지〉

러시아와 인도가 현지시간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기후변화 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개별 국가 차원이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관한 결의안이 표결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결의안은 아일랜드와 니제르가 공동으로 제안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잠재적으로 세계 평화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라는 공감대에서 나온 안건이었습니다.

■ "기후변화로 갈등" 첫 결의안에 러시아·인도 반대

결의안에는 최근 빈번해진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과 온난화 등이 사회적인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습니다. 기후 변화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유엔 안보리 전략과 평화 유지 활동 등에 포함하라는 요구도 명시됐습니다.

이 결의안은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13개국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사국 15개국 중 12개국도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인도가 거부하고 중국이 기권하면서 채택되지는 못했습니다.

■ "안보 차원서 기후위기 논의 노력 수포로"

유엔 안보리가 기후 변화를 안건으로 다루는 건 그 자체로 드문 일입니다. 안보리에서는 전통적으로 정치ㆍ군사적 사안을 주로 다뤄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번 결의안이 채택됐다면 기후 위기가 안보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일종의 신호이자 상징이 됐을 것입니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의 거부로 기후 변화를 안보리의 핵심 논제로 삼으려던 수년 간의 노력이 무너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결의안이 안보리가 세계 각국에 개입할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와 중국은 기후와 갈등을 연관 짓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결의안을 낸 니제르의 압두 아바리 대사는 “거부권을 통해 결의안 채택을 막을 수는 있지만 현실을 숨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럴딘 번 나슨 아일랜드 대사도 “이번 안보리 회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기회였다”면서 “우리는 그러나 행동의 기회를 놓쳤다”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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