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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실종자 가족 "격실 수색 아직 제대로 안 돼…'인양' 소리 말아야"

입력 2014-07-24 22:31 수정 2014-07-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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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장 마지막에 남는 가족이 될까 그것이 가장 두렵다'. 지금은 유가족이 됐지만 일반인 실종자 가족으로 진도 팽목항에 머물면서 저와 두 번 인터뷰했던 요셉이 삼촌 지성진 씨가 한 말이었습니다.

결국 가장 마지막에 남은 분들이 계십니다. 그 말을 누구보다도 실감하고 계실 분들인 것 같습니다. 오늘(24일) 한 분을 잠깐 제 옆에 모셨습니다. 권오복 선생님이신데요. 어서 오십시오.(안녕하세요.) 잠깐 소개를 해 드리자면 사고 당시에 가족 가운데 혼자 구조돼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5살 권지연 양의 큰아버지 되십니다. 지금 보니까 세월호에 탑승했던 권지연 양의 어머니는 돌아오셨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시신으로 돌아오셨죠. 그리고 권 양의 아버지이자 권오복 선생의 동생되는 권재근 씨와 조카인 혁규 군을 기다리고 계신 중입니다. 그렇죠, 권 선생님? 우리 권지연 양의 어머님의 제사도 굉장히 좀 늦게 치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90일 넘고 100일이 되면 영혼이 구천에 떠돈다고 그래서 지난 16일날 화장만 하고 봉안해 놨어요.

[앵커]

오늘도 이 팽목항에서 아직 못 돌아온 가족들의 이름을 크게 외치셨다고 들었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네.

[앵커]

우리 가족들이 가끔씩 이렇게 나오셔서 크게 이렇게 외치시고는 하는데 조금 맺힌 한이 좀 풀리실까요?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그냥 속은 후련하죠.

[앵커]

수색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는 있습니다마는 그게 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로 좀 여건도 좋지 않고. 수색 작업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거 많이 있으실 텐데 어떤 게 있으실까요?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하늘이 안 도와주네요. 오늘 오전에 바지선 다 빼면 정식으로 돌아도 일주일은 허송세월 보내요. 그런데 지금 기약은 없고 또 다른 태풍이 밀려올지 몰라서 조금 걱정은 해요.

[앵커]

태풍이 뭐, 이번 태풍도 좀 멀리 간다고는 합니다마는 간접영향권 속에 있기 때문에 바지선은 철수를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자꾸 지나가게 되니까 가족들한테 너무나 좋지 않은 소식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100일이 됐는데 상상 못 하셨을 것 같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나는 4월달에 끝날 줄 알았어요. 4월 23일날 제수씨가 나왔을때 보관을 하면서 금방 나올 것 같더라고요. 하루에 30명도 나오고 36명도 나오고 막 그럴 때니까 이렇게 100일까지 오리라고는 생각도 안 했죠.

[앵커]

같이 계신 분들도 아마 똑같은 심정이실 텐데.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다 똑같습니다. 여기 지금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은 누구라도 할 것도 없어요.

[앵커]

체육관에 대부분 모여 계시더군요. 저희가 이제 여기 가건물도 세워놨기 때문에 그쪽에 가 계신 분들도 계십니까 했더니 한두 가족분들만 가 계시고 대부분 서로 그래도 의지하는 게 낫다, 이렇게 해서 모여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두 가족이 교사님하고 학생 두 분이 계세요.

[앵커] 다른 분들은 전부 체육관에 계시고요? 동생분 권재근 씨 또 조카 혁규 군. 어떤 동생과 어떤 조카였습니까?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착했죠. 내 동생은 착해요. 그래 가지고 너무 늦게 결혼해가지고 돌아다니다 보니까 다문화 가정을 이루어서 잘살려고 내려가다가 이렇게 귀농하다 사고가 난 거니까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하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기는 가혹해요.

[앵커]

지금 제가 알기로는 마지막 격실 28인실 그게 좀 큰 규모의 격실이 아직까지 수색이 안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제대로 안 돼 있어요.

[앵커]

그러니까 거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격실이나 이런 것들도 제대로 되지는 못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모양이군요?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다른 격실도 안에 있는 거 들어내기 전에는 지금 다 했다고 볼 수 없죠.

[앵커]

아까 잠깐 서복현 기자하고도 얘기했습니다마는 지금 실종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인양이란 건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겠죠?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인양보다도 다 클린되면 찾기를 바라죠. 어떻게 인양까지 생각을 합니까? 안에 전부 끄집어내고 확인이 되면 그때까지는 인양이라는 소리를 하면 안 되죠.

[앵커]

나날이 고통이신데 그 와중에도 그래도 위로를 느끼시는 것도 있으시다면서요. 어떤 게 있을까요.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또 새로운 수색 방법도 이번 소조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또 하늘이 안 도와줬고 그게 하늘의 뜻이라고 해야 될까요? 기대는 하고 있어요, 새로운 방식이 도입을 했으니까요.

[앵커]

알겠습니다. 권지연 양은 지금 어떻게 지냅니까? 이제 6살인데.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막내 여동생이 키우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말을 부모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언론 매체에서 나와요. 그래서 간접적으로 얘기가 됐더라고요. 나는 다 수습하고 난 뒤에 차근차근 알리려고 했었는데 이미 알고 있어요, 6살짜리가.

[앵커]

체육관에도 아직까지 권지연 양이 있다고 들었는데.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어제 밤에 와서 지금 내일 새벽에 가기로 했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위로의 말씀을 대신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권오복씨/실종자 가족] 네, 고맙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권오복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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