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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납치까지…' 김동현의 끝없는 추락

입력 2012-05-29 19:46 수정 2012-05-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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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납치까지…' 김동현의 끝없는 추락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선수 자격을 영구박탈 당한 전 국가대표 출신의 김동현(28)이 부녀자 납치 및 강도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 경찰서는 29일 브리핑을 열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모는 여성 박모(45)씨를 쫓아가 흉기로 협박해 납치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김동현과 프로야구 선수 출신 윤찬수(2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유망주였으나…

김동현은 2002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조국(낭시)과 함께 주공격수로 나선 그는 4골 1도움으로 대회 MVP로 뽑히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4년 수원 삼성에 입단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성인 대표팀에도 뽑혔고, A매치 기록은 6경기 1골이다.

그러나 수원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 못하면서 포르투갈 SC브라가(2005년 12월~2006년 8월), 러시아 루빈카잔(2006년 9월~2007년 1월)으로 임대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국내 복귀 후 성남과 경남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

김동현은 2009년 11월 상무에 입대했고, 승부조작 브로커의 유혹에 빠져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밝혀진 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에서 몸통으로 분류됐다. 상무에서 후배들을 끌어들여 승부조작을 주도하며 대가를 챙겻고, 직접 베팅까지 해 4억원 상당의 배당금도 챙겼다. 이수철 상주 감독의 죽음과도 연결돼 있다. 이 감독은 당시 김동현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자살했다. 김동현은 지난해 9월 군 검찰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했다. 프로연맹과 축구협회는 그의 선수 자격을 영구 박탈했다.

◇왜 납치까지…

승부조작으로 명예를 잃었지만 그것도 추락의 끝이 아니었다. 부녀자 납치·강도로 범죄는 어떤 면에서 더 충격적이다. 김동현은 최근 1억원을 대출받아 지인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대출 이자 압박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에 시달려 신체포기각서를 썼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이자 압박이 심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납치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지난 25일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범행에 사용할 차량을 절도, 4시간 가까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고급 외제차를 모는 여성을 주차장까지 따라가 흉기로 협박, 납치했다. 모자·마스크·장갑으로 완벽하게 위장했고, 준비한 가방에는 가위·청테이프·끈 등 결박용 도구가 들어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동현은 상무 시절 알게 된 한양대 후배 윤찬수를 끌어들였다. 윤찬수는 2010~2011년 상무에서 뛴 프로선수 출신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계획적인 범죄로 보인다.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질러 가중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용섭·원호연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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