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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페이퍼 코인으로 상장…모든 게 가짜" 내부 폭로

입력 2021-07-04 18:26 수정 2021-07-06 15:15

수십억 투자받은 코인 관계자 JTB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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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투자받은 코인 관계자 JTBC 인터뷰



[앵커]

다음은 저희가 새로 취재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한 코인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자본금 수십억 원이 몰린 데다가 상장 며칠 뒤 코인 가격도 치솟아서, 회사는 막대한 시세차익까지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 코인의 핵심 관계자는 JTBC 취재진에게 사실상 모든 게 가짜인 '페이퍼 코인'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이 코인은 뉴스를 전해드리는 지금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50조 원. 우리나라 코인 시장의 민낯을 지금부터 집중 보도해 드립니다.

먼저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하반기 빅4로 불리는 국내 한 거래소에 A코인이 상장됩니다.

초기에 끌어모은 자본금만 수십억 원.

상장된 지 며칠 만에 100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원래 가격 수준으로 폭락한 상탭니다.

JTBC가 이 코인의 핵심 관계자 B씨를 만났습니다.

B씨는 자신들이 상장한 게 실체가 없는 '페이퍼 코인'이라고 말합니다.

[B씨/A코인 핵심 관계자 : (회사에 개발자가 한 명도 없나요?) 개발자가 한 명도 없어요, 회사에. 찾을 수가 없어요, 찾을 수가. 그런 개발자가 대한민국에 몇 없다니깐.]

거래소 상장을 준비하는 코인 회사들은 자신들의 백서를 발간합니다.

그 안에는 코인의 설립 배경과 기술의 콘셉트 등이 담깁니다.

이 백서를 심사하는 곳 바로 거래소입니다.

거래소만 통과하면 당장 거래할 수 있는 코인이 되는데,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백서를 심사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진단합니다.

[김형중/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 거래소에서는 원칙적으로 이 사람들(코인회사)이 뭘 하겠다고 하면 가능성을 체크해야 하는데…지금 거래소에는 그럴 인력이 없어요.]

돈을 주면 백서를 대신 써 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A코인의 백서도 외주를 준 겁니다.

[B씨/A코인 핵심 관계자 : 백서도 심지어 대학생들이 써요. 박사 준비하거나 대학원 준비하고 있는 애들한테 시켜서. 글 잘 쓰니깐.]

실제로 여러 코인 홈페이지에는 아이비리그 등 경영진들의 화려한 스펙이 나열됩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섭외된 인물이라는 게 B씨의 설명입니다.

[B씨/A코인 핵심 관계자 : 회사 대표들 CEO, CTO, COO는 백서를 공부해요. 만들어진 백서를 가지고 공부를 해요. 저도 그랬고.]

업체는 허구에 가까운 유령코인을 만들고 거래소는 이를 심사할 능력이 전혀 없는데 소비자만 속고 사게 되는 구조입니다.

[B씨/A코인 핵심 관계자 : 거래소는 우리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할 뿐 한번도 사무실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걔네들은 거래 수수료로 돈 버는 회사잖아요. 유통이 잘될 코인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 그것만 보는 거예요.]

이렇게 상장되어 거래가 시작돼 가격이 오르면 업체 관계자는 이 코인을 팔고 시장을 떠납니다.

모든 게 그저 개인 투자자의 돈을 빼앗기 위한 사기일 뿐이라는 게 B씨는 말합니다.

[B씨/A코인 핵심 관계자 : (초기 투자금들은 다 어디 간 겁니까?) 여기서 번 돈으로 또 다른 코인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영상취재 : 조용희,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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