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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방 곳곳 석고칠, 왜…'가방 감금' 또 다른 학대 흔적

입력 2020-07-09 21:13 수정 2020-07-09 21:48

'숨, 숨' 울며 호소하자…계모·자녀들이 올라가 밟아
숨진 아이 동생 피해 흔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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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숨' 울며 호소하자…계모·자녀들이 올라가 밟아
숨진 아이 동생 피해 흔적도

[앵커]

아홉 살 아이를 여행 가방에 넣어 숨지게 한 동거녀에 대한 재판이 다음 주에 열립니다. 그런데 검찰의 공소장엔 빠져있는 또 다른 학대 흔적이 현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 흔적을 추적해 보니, 숨진 아이의 동생도 학대를 당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강신후 기자입니다.

[기자]

캐리어에서 7시간 동안 갇혀 숨이 멎은 9살 A군.

지난해 학습활동입니다.

[A군 : 오늘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을 소개하겠습니다. 동네에 나가 있는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명랑하지만 당시에도 계모로부터 학대를 당했습니다.

A군보다 한 살 많은 계모의 아들도 A군을 때리고 동물 역할 놀이를 강요하며 괴롭혔습니다.

검찰 공소장입니다.

계모는 주걱 등으로 A군의 얼굴을 마구 때렸고,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아이의 등을 발로 차기도 했습니다.

이 바람에 욕조에 부딪힌 눈 주변이 퍼렇게 멍들었습니다.

밤새 안방 안 좁은 옷방에 가두는 등 정신적 학대도 가했습니다.

지난달 1일엔 A군을 더 작고 좁은 캐리어에 가둡니다.

키는 132cm, 어깨넓이 34cm인 아이가 마지막으로 갇힌 곳은 세로 60cm, 너비 23cm 가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계모는 아이가 든 가방을 거실과 안방, 옷방, 주방으로 수없이 옮겼습니다.

게다가 거꾸로 세워두기도 했습니다.

[유성호/서울대 법의학과 교수 : 아이가 그래도 적응을 해갖고 어떻게든지 생존하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을 다시 괴롭히는 겁니다. 다시 자세를 바꿈으로써…지속적으로 숨을 (못 쉬게) 뒷목을 졸랐다가 앞에서 졸랐다가, 이런 식으로…]

고통스러웠던 아이가 가방 내부의 박음질 천을 뜯어내 지퍼 끝 부분으로 손가락을 내밀자 이를 테이프로 막아버렸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숨, 숨'이라며 외마디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자신의 두 친자녀와 함께 160kg이 넘는 무게로 가방을 짓눌렀습니다.

검찰이 계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이유들입니다.

캐리어 학대가 일어났던 집안으로 아이 아빠의 허락을 받고 들어가 봤습니다.

A군의 유치원 졸업사진과 물품들.

아이가 지냈던 방, 벽 곳곳에 석고를 바른 흔적이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흔적의 정체를 알고 있는 A군의 이모를 만나게 됩니다.

[A군 이모 : 발바닥 때리고, 또 때리려고 하길래 무서워서 도망쳤더니 벽에 구멍이 날 정도로 애들(A군과 동생 B군)을 때렸어요. (벽에 구멍이 날 정도로?)]

경찰과 검찰은 죽은 피해아동의 동생, B군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공소장엔 이런 내용은 없습니다.

B군은 피해자로 입건되지 않았습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선 아이가 왜 캐리어에 갇히게 됐는지, 당시 공포와 죽음의 현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충격적인 실체를 밝힙니다.

(제작PD : 김준하·이승준 / 취재작가 : 서보경·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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