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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공수처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 의결

입력 2020-12-15 19:3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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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5일) 국무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 등 이른바 '권력기관 개혁 3법'을 의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에 부정적인 야당과 검찰을 향해 이례적으로 '작심 발언'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문재인 "공수처, 괴물 아니다"…비토권 없는 국민의힘 '여론전' 총력 >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1호. 공수처 출범이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 (2017년 4월 / 화면제공: KBS) : 공수처 설립해서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그렇게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과의 첫 약속인데도 지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정국 기억하실 겁니다. 점거농성과 몸싸움, 이른바 동물국회까지 연출해가며 어렵게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야당의 반대로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못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JTBC '아침&' / 7월 1일) : 이 공수처법이 얼마나 부실하고 위헌적이냐 하면 소위 4+1로 통과시키면서 특위가 심의해야 될 58일도 생략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근거라든지 삼권분립 원칙이라든지 이런 거 위반해서 위헌심사가 지금 제청돼 있습니다.]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 선정부터 추천위 논의까지. 이른바 '침대 정치'를 선보였죠. 결국, 특단의 조치가 나왔습니다. 야당에게 준 비토권을 회수한 겁니다.

[박병석/국회의장 (지난 10일) :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재석 287인 중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이 개정안을 공포했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3년 7개월 만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겁니다. 문 대통령, 감회가 남달랐을 듯합니다.

[국무회의 : 오랜 기간 권력기관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침해를 겪어왔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또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감회가 깊습니다. 모든 권력기관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공수처 출범을 반대해온 야당을 향해서도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것도 가장 아픈 부분을 꼬집으면서 말입니다.

[국무회의 : 저도 지난 대선뿐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습니다. 그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되었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공수처가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까지 합니다.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수처 출범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죠. 검찰 조직을 향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국무회의 : 어떤 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검찰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된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비판에서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닙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생명, 정치적 중립에 있다고도 강조했는데요. 그 중립성, 결국 공수처장 자리에 누가 앉게 되느냐에 달려 있겠죠. 공수처 출범을 위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킨 상황, 여당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최근 여론전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까진 공수처 출범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또다시 시한을 던진건데요. 정치적 중립, 다시 말해 공수처의 생명을 지킬 후보자. 남은 시간 동안 찾을 수 있을까요? 비토권이 사라진 국민의힘. 여론전으로 비토권 행사에 들어갔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3일) : 김진욱, 전현정 후보는 이미 야당에 의해 비토 된 후보임을 명확히 합니다.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미 부결된 후보들을 다시 후보로 고른다면 국민적 재앙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무효임을 밝힙니다.]

민주당이 거부했던 인사들의 명단까지 밝히며 중립성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석수 이 정권의 국정원 기조실장 검사 출신이잖아요. 신현수 그분도 역시 국정원 기조실장이시고. (박근혜 정부 특별감찰관 했던 그분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정권에 아주 핵심인 그 신현수 기조실장까지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잠깐만요.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랬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그 두 사람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 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요?) 예. 이런 사람을 오히려 받을 수 있다라고 까지 얘기하셨다고 그래요. 그래서 그런데도 이런 분들을 전혀 안 받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국민의힘이 추천했다는 이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냈습니다. 신현수 전 기조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깊습니다.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했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뒤를 이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석수 전 기조실장은 박근혜 정부시절 특별감찰관을 역임했었죠.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 문제 등을 캐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아마 이 장면 기억하는 분 많으실 겁니다.

[백승석/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경위 (2016년 10월) : 뭘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그런 자세 코너링…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고…]

민주당이 왜 거절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공수처법까지 개정했으니 정부·여당의 책임 더 막중해졌습니다. 여권이 내놓을 공수처장 후보자, 누가될 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 김종인 "두 대통령 수감, 역사 앞에 큰 죄"…홍준표 "맞은 놈이 사과?"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결국 뚝심을 발휘했습니다. 당내에서 이런저런 불만이 많았죠.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 오늘 단행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반성, 참회, 성찰, 참담, 사죄, 용서. 김 비대위원장이 오늘 사용한 단어들입니다. 국민들 앞에 한껏 고개를 숙인 겁니다. '정경유착' '국정농단' 국민의힘 입장에선 피하고 싶은 용어들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특정한 기업과 결탁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경영승계 과정의 편의를 봐준 혐의 등이 있습니다. 또한 공적인 책임을 부여받지 못한 자가 국정에 개입해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고 무엄하게 권력을 농단한 죄상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도 있었지만 '한토막' 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더욱 성숙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반성만 하고 있을 순 없겠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민주주의 그리고 민생과 경제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여전히 못마땅한 분들이 있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란 겁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사과 앞엔 이런 수식어가 붙어 있죠. '대국민'이라고 말입니다. 설마 국민을 팬 놈이라고 표현한 걸까요? 하긴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긴 했습니다. 지난 총선 결과, 참 아팠습니다. 홍 의원은 대국민 사과, 본인도 했었다 강조를 했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2017년 4월) :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실정입니다. 우리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사과의 핵심은 받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란 겁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달 18일) : 탄핵 이후에 박근혜 정부의 잘못, 또 그 이후에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명박 정부의 정권의 어떤 잘못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는 국민들께서 요구하신다면 또 국민들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한번이 아니라 저는 열 번, 스무 번이라도 (사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엔 그에 걸맞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 반응을 봐도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과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았지만 일부 친이·친박계에선 여전히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대통령 수감은 당의 배신이나 가짜뉴스, 왜곡, 선동 등 복잡하고 다양한 면이 있다", "없는 죄를 이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웠다"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별도의 논평을 냈습니다. 사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영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국민은 김종인 위원장이 광주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죄했으나, 본회의에서 5·18 관련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의힘을 기억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았으나, 그 관련 법안에는 반대했던 그 모습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일부에선 김 위원장의 사과 자격을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뜨내기 비대위원장이다", "굴러들어온 돌이다" 평가절하했습니다. 글쎄요. 굴러들어온 돌 때문에 당에 못들어오는 박혔던 돌을 생각하면 이렇게 박하게 평가할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김 위원장, 한때는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이기도 했었죠.

사죄에 걸맞는 행동, 민주당의 이 지적은 곱씹어볼 만합니다. 국민의힘, 이번에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또다시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문재인 "공수처, 괴물 아니다"…비토권 없는 국민의힘 '여론전' 총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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